밀집 수비를 깨기 위한 방법은 중앙 침투였다.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빈즈엉(베트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 빈즈엉은 승리보다 승점 획득에 초점을 맞춘 듯 했다. 수비는 물론 미드필더, 심지어 투톱까지 모두 라인을 내리고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다. 전북의 화력을 의식한 모습이었다.
전북이 아무리 많은 공격 자원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빈즈엉은 역습 상황에서도 투톱밖에 이용하지 않았다. 빈즈엉의 대처에 전북이 역습을 펼쳐도 파고들 공간이 부족했다. 완벽한 밀집 수비였다.

그러나 전북은 당황하지 않았다. 빈즈엉의 이러한 대처는 이미 예상한 바였다. 전북은 침착하게 짧은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갔다. 예전과 같이 문전을 향해 긴 패스를 남발하지 않았다. 짧은 패스로 순간의 틈을 만들어 중간으로 침투했다.
원톱으로 출전한 이동국도 문전에만 있지 않았다. 이동국은 중앙에서 측면 혹은 중앙에서 아크 정면으로 빠지면서 중앙 수비를 끌고 나왔다. 이재성과 고무열, 이종호, 로페즈는 이동국의 이런 움직임을 이용했다. 이동국과 2대1 패스를 통해 문전으로 파고 들어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11분 이종호의 터닝슛, 전반 29분 로페즈의 슈팅, 전반 31분 이재성의 슈팅 모두 약속된 패턴 플레이로 만든 슈팅이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공격을 시도한 전북은 전반 41분 득점에 성공했다. 이동국에게서 시작된 패스는 이재성을 거쳐 로페즈의 슈팅으로 이어져 골이 됐다.
물론 중앙만 파고든 것은 아니다.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한 전북은 패턴을 바꾸기도 했다. 이동국과 김신욱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있는 전북은 투톱 포메이션으로 바꾼 후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그 결과 전북은 후반 46분 이동국이 추가골을 넣으며 2-0으로 빈즈엉을 제압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