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개장한 구장에서 시범경기를 해봐야 하는데..."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새 구장에서 시범경기를 한번도 치르지 못하는 핸디캡이 정규시즌에서 발목을 잡을까.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첫 시범경기 SK-넥센전에서 낯선 돔구장에 적응하지 못한 수비수들의 실책성 플레이들이 연이어 나왔다. 수비수들은 높게 뜬 타구 때 하얀색 돔 천장에 의해 혼돈이 생기는 듯 했고, 외야수들이 공을 놓쳐 3루타가 되는 타구가 몇 번 나왔다. 외야수들의 고척돔 적응이 당장 시급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고척돔에서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팀도 있다. 팀당 18경기만 갖는 시범경기라 어쩔 수 없이 고척돔 원정경기를 하지 못하는 팀이 있다. SK를 비롯해 두산, 삼성, 롯데, NC 5개팀만 시범경기에서 낯선 고척돔 그라운드를 밟아 본다. 한화, KIA, kt, LG는 고척돔을 TV로만 본 채 정규시즌에서 곧장 체험해야 한다.
신축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대구에서 시범경기를 6경기만 갖는다. 다음 주 두산, SK, LG를 상대로 6연전을 치른다. 스프링캠프를 갖다 온 삼성 선수들도 새로 문을 연 홈구장에서 뛰는 것은 처음이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주 마산구장에서 삼성과 시범경기를 치르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대해 궁금해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을 만나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는 취재진에게도 새 야구장의 이모저모에 대해 묻기도 했다. 그는 "외야 좌우중간의 펜스가 일직선이라고? 외야 거리가 짧은 편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는 새로 지은 대구구장에서 뛰어보지 못한다. 정규시즌에서 곧장 경기해야 한다. 야구장이 어떤지 걱정된다. 그나마 고척돔은 시범경기에서 뛰어 본다"고 걱정했다.

고척돔(10경기)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6경기)에서 열리는 시범경기는 한정돼 있다. 구단별로 희비가 엇갈리기 마련이다. 두산과 SK는 '유이하게' 두 구장에서 모두 시범경기를 치른다. 다른 구단에 비해 유리하다. 반면 한화, KIA, kt 세 팀은 고척돔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두 곳 모두에서 시범경기를 하지 못한다.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다. LG는 고척돔 시범경기가 없고, NC와 롯데 넥센 3팀은 대구 신축구장을 구경하지 못한다.
15일 SK-넥센 경기에서 낯선 고척돔으로 외야수들이 고생하는 장면을 김성근 한화 감독이 봤더라면 불평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법 하다. 비단 김 감독 뿐만 아니라 고척돔에서 시범경기를 뛰어보지 못하는 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큰 걱정을 안게 됐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