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만큼 어시스트도 좋다고 생각한다".
지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빈즈엉(베트남)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 어김없이 전북의 선발 명단에는 이재성의 이름이 있었다. 시즌 개막 후 모든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재성은 이날도 90분을 모두 소화했다.
이재성이 풀타임을 뛰는 이유는 경기력 때문이다. 지난해 12월말부터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이재성은 전북의 해외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이재성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뛰게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재성의 경기력이 크게 떨어지는 건 아니다. 이재성은 빈즈엉전에서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40분에는 결실을 맺었다. 로페즈의 선제골을 도우며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운 모습도 있었다. 좋은 득점 기회에서 이재성은 슈팅을 시도하지 않고 동료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날 이재성의 슈팅은 단 1개에 머물렀다. 대신 상대 문전으로의 침투를 위한 2대1 패스로 빈즈엉 수비진을 허무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재성은 "나는 슈팅을 좋아하는 선수가 아니다. 더 좋은 찬스를 만들기 위해 의식한 것 같다. 골 만큼 어시스트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내려서는 팀을 패스로 허무는 연습을 했다. 좋은 장면도 많이 나왔다. 다만 경기장에서 세밀한 부분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어시스트가 전부는 아니다. 이재성은 상대 문전에서부터 전북의 박스 주변까지 많은 곳을 뛰어다닌다. 같이 호흡을 맞추는 파트너가 누구냐에 따라 움직임이 변한다. 이재성의 존재에 전북은 다양한 중원 조합을 꾀할 수 있다.
이재성은 "파탈루와 함께하면 파탈루가 수비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준다. 또한 파탈루는 긴 패스가 좋다. 그래서 난 짧은 패스로 공격 전개를 한다. 루이스의 경우 내가 수비적으로 한다. 루이스의 공격적인 면이 좋은 만큼 내가 믿고 경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재성은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그런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야 대표팀에서도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다. 대표팀에서는 소속팀과 달리 오른쪽 측면에서 뛴다. 그래서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