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제로' 한화 김재영, 주무기 포크볼의 비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16 05: 59

신인 김재영, 시범경기 8이닝 무실점
강력한 속구+2가지 종류 포크볼까지
한화 신인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23)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시범경기이지만 벌써 8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특급 신인의 위용을 벌써 보여주고 있다. 

김재영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대전 넥센전 5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15일 대전 LG전에서도 3이닝 무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2경기 8이닝 3피안타 7볼넷 7탈삼진 무실점. 볼넷이 많은 게 아쉽지만 그만큼 안타를 적게 맞고 삼진을 많이 잡아낸다. 
들쑥날쑥한 제구에도 김재영이 위력을 떨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역시 속구에 있다. 사이드암에도 불구하고 최고 144km, 평균 140km 빠른 공을 던진다. 볼끝 움직임이 좋아 포수 미트를 차고 들어가는 힘이 있어 타자들이 까다롭게 느낀다. 
여기에 김재영의 주무기 포크볼이 더욱 빛을 발한다. 시범경기 2게임에서 총 145개의 공을 던졌는데 속구(93개) 다음 구종이 포크볼(43개)로 전체 투구의 3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 넥센전에는 변화구 34개를 모두 포크볼로 던졌고, LG전은 포크볼(9개)에 커브(8개) 슬라이더(1개)도 섞었다. 
우타자 바깥쪽, 좌타자 몸쪽에 꼬가 차는 속구를 결정구로 자주 구사하고 있지만 주무기 포크볼이 있어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히기 어렵다. 김재영이 두 가지 종류의 포크볼을 뿌리기 때문에 그렇다. 일반적인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뿐만 아니라 좌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처럼 떨어지는 포크볼까지 던지고 있다. 삼진을 잡을 때는 물론 범타를 유도할 때도 포크볼이 효과적이다. 
김재영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포크볼을 연습했다.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포크볼은 그립을 조금 다르게 잡는다. KIA에서 뛰셨던 정원 홍익대 투수코치님에게 배웠는데 실밥을 걸치는 손가락 위치가 달라 떨어지는 각도가 다르다"며 "포크볼 하나만 던지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껴서 연습했다. 두 가지 모두 제구가 어느 정도 돼 자신 있게 던진다"고 설명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김재영은 한화의 당당한 선발투수 후보에 있다. 선발투수라면 구종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슬라이더·커브 완성도가 떨어지지만, 포크볼이 두 가지 종류라는 점에서 약점을 상쇄할 수 있다. 캠프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경기 초반 불안한 투구도 시범경기에서 지워가고 있다. 그는 "대학 시절에는 그렇지 않았다. 캠프 때 어떻게 하다 보니 계속 경기 초반에 흔들렸는데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은 "선발과 구원 어떤 보직이라고 상관없다"면서도 "대학교 때 주로 구원으로 던졌지만 2~3회 나와서 끝까지 던진 적이 많았다"며 긴 이닝이나 많은 투구수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태미나가 뒷받침된 김재영이라면 강력한 속구와 두 가지 종류의 포크볼 조합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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