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의 내야 흙이 교체됐다. 과연 롯데의 실책 트라우마도 사라질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비시즌동안 사직구장의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선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내야 그라운드에 깔린 흙을 교체하는 것이었다. 사직구장의 내야 흙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악명이 높았다. 지난 2011년 말, 야구장 석면 파동으로 인해 시직구장은 급히 내야 흙을 교체했다. 이때 사직구장에는 마사토가 깔렸다. 그런데 이때 제대로 땅을 다지지 못하면서 사직구장의 흙은 자주 파이고 불규칙바운드를 양산하면서 내야수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롯데의 실책 개수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를 제대로 다져지지 않았던 내야 흙으로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흙에 대한 트라우마도 사라질 수 있게 됐다. 롯데는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사직구장 내야 그라운드의 흙을 전면 교체했다. 롯데는 약 3억원의 금액을 들여서 미국 동부지역에서 공수한 Beam Clay라는 흙을 사직구장 내야에 깔았다.

교체공사는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 약 20일 간 진행됐다. 롯데가 이번에 새롭게 깐 흙은 미국 뉴욕 양키스 등 150개 이상의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구장에서도 쓰이고 미국 내 700개 이상의 대학팀들도 사용하는 흙이다. 또한 라이언 사도스키 해외 스카우트 코치도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롯데가 교체한 흙은 점성이 강하고 단단해 스파이크에도 바닥이 잘 파이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동안 불규칙 바운드로 부상의 위험도 안고 있던 선수들에겐 부상 방지의 효과도 가져다 줄 수 있다. 투수들에게도 디딤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선수들이 만족해하는 것 같다. 잠실구장과 비슷한데 더 딱딱하다. 내가 봐도 괜찮아 보인다”고 말하며 내심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땅이 딱딱하고 바운드가 규칙적으로 오기 때문에 타구의 스피드는 다소 빨라진 감이 있었다. 실제로 이날 타구를 경험한 롯데의 내야수들은 이구동성으로 “타구의 스피드가 빨라졌다”며 바뀐 흙을 체험한 소감을 밝혔다. 물론 이전보다 덜 파이고 좋아졌다고 느낀 것은 당연했다.

정훈은 “파지는 것보다 딱딱한 것이 훨씬 나은 것 같다. 덜 파여서 좋다”고 말했고, 오승택은 “아직까지 약간 울퉁불퉁한 면은 있지만 땅이 단단해지고 덜 파이면서 예측 가능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흙도 흙이지만 앞으로의 관리가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재균은 “땅이 좋아진 것은 맞지만 내 경험상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가 이번에 교체한 흙은 단단하지만 배수가 잘 안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롯데는 내야만 덮을 수 있는 방수포를 새롭게 구매했다. 또한 골프장 관리 업체에서 사직구장을 관리하면서 앞으로 구장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