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이 주목하는 곽정철 한기주 효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6.03.16 06: 34

드라마만 쓰는 것이 아니다.
KIA 돌아온 듀오 곽정철(30)과 한기주(29)가 장기간의 공백을 딛고 시범경기에서 인생투를 펼치고 있다. 실전 마운드에서는 달라진 구위를 과시하면서 헐거워진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복귀에 성공해 팀의 결속력까지 높이는 이중효과를 내고 있다. 
곽정철은 5년만에 1군 경기에 나섰다. 2경기 마운드에 올라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탈삼진 5개를 기록하며 실점없이 버텼다. 세이브도 1개를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위기상황에서 등판했다. 9일 LG와의 첫 경기에는 4회초 2사 만루에서 등장해 불을 껐다.

12일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9-8로 앞선 8회 2사후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올 막고 세이브까지 따냈다. 5년만의 1군 나들이였는데도 투구가 살아있었다. 직구는 140km대 후반까지 나왔고 커브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장착한 모습을 보였다. 구원투수 출신답게 빠른 투구패턴도 선보였다.  
한기주는 지난 15일 NC와의 시범경기에 출전해 3이닝을 1피안타 1볼넷만 내주고 실점없이 소화했다. 투구수도 53개를 던질 만큼 이닝 소화력을 보여주었다. 스피드는 불과 141km에 그쳤지만 다양한 변화구와 완급투구, 제구력으로 3이닝을 막아냈다. 스스로 "이제 감을 잡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앞선 첫 피칭에서는 1이닝은 퍼펙트로 막았지만 두 번째 이닝에서 2실점했다. "워낙 날씨가 추워 손이 곱아버렸다"는 김기태 감독의 설명이 아니었다면 부진한 투구로 생각했을 것이다. 충분히 1군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힘과 경험,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투수는 복귀 자체가 기적이었다. 곽정철은 팔꿈치 수술과 좌우 무릎수술까지 받으며 4년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고질적인 무릎은 데뷔 초기 부터 갖고 있던 부상이었다. 한기주는 손바닥, 팔꿈치, 어깨수술까지 받으면서 은퇴위기까지 몰렸다. 그러나 나란히 복귀했고 시범경기에서 힘 있는 투구를 펼쳤다. 
동시에 올해 주전력으로 개막전 엔트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두 선수가 불펜에 가세한다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나 다름없다. 심동섭 한승혁 김광수 최영필 필승라인에 힘이 생기는 것이다. 설령 풀타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힘과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활용카드가 많아졌다는 긍정적인 효과이다.  
팀내 결집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효과도 있다. 김기태 감독은 "나도 부상을 당해봤지만 힘든 재활과정을 버텼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았다. 돌아와서 던지는 자체가 대단하다.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위도 좋아졌지만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복귀를 준비했겠는가. 다른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있다. 곽정철은 연투력을 증명해야 하고 무릎 부상 재발 가능성을 제로로 줄여야 한다. 한기주는 스피드 없이 구위가 계속 통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 앞으로도 투구를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이들이 감동의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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