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해외원정 도박 파문’의 당사자인 임창용(40)을 비롯해 임창용과 같은 혐의를 강하게 사고 있는 윤성환(35), 안지만(33. 이상 삼성 라이온즈)이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선수생활의 기로에 놓여있다.
최근 KIA 타이거즈 구단은 임창용 영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은근히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지난해 마무리 투수였던 윤석민이 올해부터 선발로 전환, 그 대안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심동섭 등을 그 자리에 배치할 구상을 하고는 있으나 아무래도 미덥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떠오른 대안이 ‘아직 효용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린 임창용 영입이다.
삼성 구단은 경찰이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힌 윤성환, 안지만에 대해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그저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가부간에 속 시원한 결말이 나지 않아 여태껏 시범경기조차 출장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임창용은 지난 1월 15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벌금 1000만 원 선고를 받은 데다 KBO도 그에 앞선 1월 8일 72게임 출장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어 설사 현역 등록을 하더라도 당장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법원과 KBO로부터 임창용과 같은 처벌과 징계를 받았던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메이저리그로 진출, 버젓이 선수로 뛰고 있다.
KBO 규약상 KIA 구단이 임창용을 영입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요인은 없다. 전 소속 구단인 삼성이 임창용을 방출했기 때문에 영입에 걸림돌은 없다. 다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도박에 대한 비판여론이 워낙 강해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국내 구단들이 72경기 출장금지 제재를 감수한다면 임창용의 입단에는 문제가 없다. 1월 31일이 선수 등록마감일이었지만 지금도 선수등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임창용은 다만 육성선수(예전의 신고선수) 신분으로 등록을 할 수 있다. 육성선수는 5월 1일 이후 정식선수로 등록이 가능하지만 임창용은 징계를 해소해야하기 때문에 어차피 시즌 절반은 뛸 수 없다.”면서 “육성선수 신분이라도 만약 어느 구단이 데려간다면, 4월1일 개막일부터 72게임을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KBO의 규약해석을 따른다면 KIA 구단은 임창용 입단계약과 관련, 3월 31일 이전에 결론을 내야한다. 임창용은 이미 나이 마흔을 넘어섰다. KIA 구단 안에서는 임창용이 올해를 넘기면 선수생활을 더 이상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 그에게 친정팀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 매듭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움직임이 있다.

‘생각은 굴뚝 같은데...’ KIA 구단이 임창용의 도박 멍에를 벗겨낼 수 있을까.
임창용의 효용성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엄연한 범법자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그를 데려오는 것은 KIA 구단으로서도 큰 부담이다. 모기업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은 삼성 또한 마찬가지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부인하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여전히 그들의 해외원정 도박 혐의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
경찰이 왜 여태껏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를 질질 끌고 있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의 범법 행위를 적발, 확인했다면 하루빨리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처벌해야한다면 법대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하면 될 일이다. 삼성 구단은 그에 따른 판단을 하면 된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