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의 불모지 한국이 세계정상을 밟은 뒤에는 숨은 영웅의 노력이 있었다.
제 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16일 오전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개최됐다. 최우수상의 영광은 아시아 최초 봅슬레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원윤종(31, 강원도청)-서영우(25, 경기도BS경기연맹) 조에게 돌아갔다.
두 선수는 지난 달 28일(한국시간) 독일 퀘닉세서 열린 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서 1, 2차 시기 합계 1분39초50으로 1위에 올랐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올 시즌 8번의 월드컵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상을 위해 단상에 선 원윤종과 서영우는 준비해둔 편지를 낭독했다. 故 맬컴 로이드 전 국가대표 봅슬레이 코치에게 바치는 글이었다. 로이드는 2014년 한국대표팀의 코치를 맡아 비약적인 발전을 주도했다. 그는 암 투명 사실을 숨긴 채 선수들을 지도했고, 최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차마 눈물을 참지 못한 원윤종은 편지를 낭독하지 못했다. 서영우는 “우리들의 영원한 스승 로이드 코치”라는 제목 하에 차분하게 편지를 낭독했다.
“한국 봅슬레이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해준 로이드 코치님의 영전에 애도한다. 월드컵 1차 대회 동메달을 땄을 때 우리를 칭찬하던 모습이 선하다. 우리에게 훌륭한 지도자와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두려움이 많았던 저희에게 항상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조언하셨다. 로이드 코치 덕분에 한국이 봅슬레이 사상 첫 금메달과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안타깝게도 로이드 코치는 원윤종과 서영우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서영우는 “이 모습을 보셨다면 누구보다 기뻐하셨을 코치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련하다. ‘언제나 경기에 함께 할 테니 정진하라. 내가 가르쳐준 것을 잊지 말라’던 코치님의 가르침은 언제나 가슴속에 함께 할 것이다. 한국 봅슬레이의 영원한 지도자로 코치님을 기억하겠다. 존경하고 사랑한다. 원윤종, 서영우 올림”이라고 낭독을 마쳤다.
로이드 코치는 봅슬레이 불모지였던 한국을 세계최강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제 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수상자]
최우수선수상: 원윤종, 서영우(봅슬레이)
우수선수상: 이대훈(태권도), 최미선(양궁)
신인상: 윤성빈(스켈레톤), 유영(피겨스케이팅)
우수단체상: 이용대, 유연성(배드민턴 남자복식)
우수지도자상: 故 맬컴 로이드(봅슬레이)
우수장애인선수상: 이정민(유도)
특별상: 김국영(육상)
공로상: 이에리사 국회의원 / jasonseo34@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