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하던 박세웅, 한 박자 쉬어가는 걸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3.16 15: 58

“차라리 지금 맞는 것이 낫다.”
롯데 자이언츠 조원우 감독은 16일 사직 두산전에 앞서 이날 선발로 등판하는 박세웅(21)에 대해 우려 아닌 우려를 표했다. 조 감독의 요지는 박세웅의 기세가 너무 좋다는 것.
박세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실전 연습경기에서 3경기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비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 시범경기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 울산 삼성전 3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웅의 호조는 조원우 감독의 하위 선발 고민을 덜게 했다. 조 감독은 “4,5선발은 시범경기에서 큰 부진이 없다면 박세웅과 고원준으로 가야하지 않겠나”고 말하며 박세웅의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규시즌이 막을 올리기도 전에 너무 좋은 모습을 보이자 오버 페이스에 대한 우려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모든 감독들이 자신의 팀 선수가 부진한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조 감독은 “박세웅의 페이스가 너무 좋았다. 지금쯤 맞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차라리 지금 맞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에 들어서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보다는 시범 경기에서 쉬어가는 것이 박세웅에게도, 조원우 감독에게도 문제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
아니나 다를까. 박세웅은 조원우 감독의 우려대로 16일 경기에서 부진했다. 빠른공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그러나 강약조절이 아쉬웠다. 4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지만 1회 140km 중반대의 빠른공 구속은 4회엔 139km까지 떨어졌다. 힘으로 던지다보니 제구력도 흔들렸다. 72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38개 볼이 34개였다. 결국 박세웅은 이날 4이닝 동안 5피안타 4사구 4개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과연 박세웅의 16일 등판의 부진이 정규시즌을 대비하는 데에 있어서 약으로 작용할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한편, 롯데는 2-8로 패하며 시범경기 5패(2승1무)째를 당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