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도 없고 패기에서도 뒤졌다. KEB하나은행이 완패를 당했다.
부천 KEB하나은행은 16일 오후 7시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춘천 우리은행에 51-66으로 크게 졌다. 1차전을 내준 KEB하나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되는 2차전서 반격을 노린다.
졸전 끝 완패였다. KEB하나는 경기시작 후 무려 4분 57초 동안 무득점에 묶이는 등 제기량을 내지 못했다. 초반부터 파울을 연발한 KEB하나는 2분 45초 만에 팀파울로 인한 자유투를 허용했다.
경기 전 박종천 KEB하나 감독은 “선수들에게 승패부담을 갖지 말고 즐기라고 했다. 1차전에 올인해야 한다. 모험을 걸겠다. 골밑의 우세를 극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 감독의 계획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변칙으로 기선을 제압한 쪽은 우리은행이었다. 위성우 감독은 3/4코트 프레스로 KEB가드진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프라인을 넘어오기도 쉽지 않았다. 골밑의 첼시 리와 모스비가 공을 잡으면 강력한 더블팀으로 압박했다. 당황한 KEB하나는 실책과 파울을 연발하며 무너졌다. KEB하나는 총 17개의 실책을 범했다.
결정적 차이는 큰 경기 경험이었다. 우리은행은 챔프전에 총 10회 진출해 7회 우승했다. 대부분의 멤버들이 통합 3연패를 경험했다. 반면 KEB하나는 챔프전 출전 자체가 처음이다. 플레이오프조차 올 시즌 처음 경험한 선수들이 대부분. 큰 경기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KEB하나는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벤치에 있는 선수들까지 시무룩해지며 분위기가 죽었다.
수비에 막힌 첼시 리와 모스비는 심판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며 심리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 번 기세가 꺾인 KEB하나는 좀처럼 회복이 어려웠다.
반면 우리은행은 맏언니 임영희가 루즈볼을 살리기 위해 몸을 날리다 관중석의 책상에 충돌까지 감수했다. 에이스의 투혼에 동료들이 모두 고무됐음은 물론이었다. 양지희도 첼시 리의 손에 코를 얻어맞고 코트에 누웠다가 돌아와 끝까지 뛰었다.
경험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KEB하나는 젊은 패기와 체력을 앞세워 승부를 걸어야 한다. KEB하나가 2차전서도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시리즈는 조기에 끝날 수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춘천=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