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빈, 급할 것 없다" 삼성, 장기 육성 프로젝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3.17 05: 50

"길게 내다 보고 키울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케빈은 사자 마운드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이케빈의 성장 속도에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할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이케빈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3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2.57.
이케빈은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9일 마산 NC전서 선발승을 거뒀다. 3이닝 1실점(2피안타 5볼넷 1탈삼진). "이케빈이 오늘 선발이었는데 제구가 다소 미숙했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평가. 한 번 더 기회를 줄 만 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이케빈의 2군행을 지시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에 중점을 두고 내다봤다. 제대로 한 번 키워 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타자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삼성의 '지키는 야구'의 토대를 마련했던 양일환 퓨처스 투수 코치는 "이케빈은 퓨처스 연습 경기를 통해 타자를 많이 상대하면서 경험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케빈은 15일 경성대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양일환 코치는 "아무래도 대학팀은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니까 여유있게 할 수 있다.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4일 간격으로 선발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케빈의 잠재 능력은 무궁무진하다. 뛰어난 체격 조건을 비롯해 150km 안팎의 빠른 직구, 다양한 변화구 그리고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남다른 습득 능력 등 성공을 위한 조건을 두루 갖췄다. 양일환 코치는 "이케빈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자신이 가진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도록 돕는 게 코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양일환 코치 역시 "하다보면 나아지지 않겠나. 상황마다 어떻게 승부해야 할지 모든 걸 본인이 스스로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든 게 삼성이라 가능하다. 예년보다 마운드가 약해졌지만 유망주를 급하게 쓰지 않고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삼성이 역시 명문구단이라는 게 바로 이 점이다. 이케빈이 장기 육성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인가. 현재 삼성의 팜시스템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