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 응집력 앞세워 평균 득점 1위
불펜 중심으로 마운드도 점차 안정
방망이부터 예열을 끝낸 두산 베어스가 마운드까지 깨어나며 조금씩 투타 조화를 갖추고 있다.

시범경기 개막 후 각 팀이 6~8경기를 치른 가운데 두산은 팀 타율 2할7푼6리로 3위다. 하지만 평균 득점은 1위다. 7경기에서 47득점한 두산은 득점에서 삼성(50득점)에 이은 2위지만, 한 경기를 덜 치러 경기 당 평균 득점은 6.71점으로 선두다. 삼성과 두산을 제외하면 40점 이상 얻어낸 팀은 없다.
최근 두산의 방망이는 물이 올랐다. 7점에 가까운 평균 득점은 하루에 몰아쳐서 만든 결과가 아니다. 시범경기 개막 시리즈였던 수원 kt전에서는 2경기 동안 9득점에 그쳤지만 이후 5경기에서 38점을 뽑았다. 이 기간 동안 매 경기 7점 이상을 뽑는 꾸준한 타격을 보였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팀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중 어느 한 가지 부문에서도 1위가 아님에도 평균 득점이 가장 높은 것은 응집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최근 5경기에서 두산은 매 경기 최소 한 번 이상 3득점 이닝을 만들었다. 집중력에 당한 상대 마운드는 단숨에 대량 실점하기 일쑤였다.
기존 주전이 아닌 새로운 선수가 맹활약하며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은 가장 큰 수확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의문부호를 떼어내지 못했던 새 4번타자 닉 에반스는 어느덧 믿음직스럽고, 국해성을 발굴해낸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에반스는 타율 4할4푼으로 이 부문 2위인 동시에 5타점으로 해결사 본능까지 뽐냈다. 타율 3할8푼9리, 2홈런 10타점을 거둔 국해성은 타점 1위다.
타선이 팀을 이끌어주는 분위기 속에 마운드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 마산에서 NC에 2연패하는 과정에서는 이틀간 19점을 내줬고, 특히 13일 경기에서는 8-0으로 앞서던 경기를 8-11로 내주는 충격적인 역전패도 있었지만, 사직 2연전에서 만회했다. 이 2경기에서 두산 마운드는 롯데 타선을 상대로 단 5점만 내줬다.
특히 선발에 비해 약점이 지적됐던 불펜이 힘을 내준 점이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고 있다. 사직에서 15일에는 안규영과 오현택이 각각 1실점했지만, 주요 셋업맨인 함덕주와 김강률은 무실점했다. 전지훈련에서 페이스가 일찍 올라오지 않았던 이현승도 과정은 쉽지 않았으나 실점은 없었다. 16일에는 선발 유희관이 4이닝 2실점한 뒤 올라온 조승수-정덕현-강동연-진야곱-김강률이 1이닝씩 책임지며 모두 무실점했다.
시범경기는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보다 내실이 중요하다. 3승 1무 3패로 승률 5할인 두산은 그 이상의 알찬 과정을 보이고 있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빠졌어도 타선의 집중력은 여전했고, 마운드도 생각보다 탄탄하다. 조금씩 투타 조화를 갖춰가는 두산이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빠르게 찾고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