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선수층 얇고 주전과 백업 격차 커
멀티플레이어로 현실적 고민 해결해야
“내야수들의 멀티플레이어화가 필요하다.”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선수층은 그리 두텁지 않다. 2루수 정훈, 유격수 자리의 문규현과 오승택, 3루수 황재균까지의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은 뒤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백업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주전과 백업들의 격차가 크다. 조원우 감독 역시 내야의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현재 크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 아울러 마땅한 백업 내야수들 역시 마땅치 않다. 조 감독 입장에선 질과 양에서 롯데의 내야진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특히 주전들 중에서 한 선수가 부상을 당하기라도 한다면 롯데 내야진은 공수에서 현격한 전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원우 감독은 내야수들의 멀티 플레이어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조 감독은 “우리는 내야 선수들이 많지 않다. 내야 백업 선수들이 하나의 포지션으론 힘들다. 멀티 플레이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의 내야 백업들을 둘러보자. 수비가 뛰어난 김대륙, 그리고 정확성에서 비교 우위가 있는 손용석, 그리고 이여상이 현재 롯데 1군 선수단이 보유한 내야 백업들이다. 이들에게 조원우 감독은 여러 포지션에서 뛰도록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물론 이들은 이 전에도 내야의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지만 이들의 능력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멀티 플레이어 테스트를 하고 있다.
김대륙은 주 포지션은 유격수는 물론 2루수, 3루수로 나서며 내야 전 포지션의 수비 강화 카드로 쓰임새고 좋다. 손용석은 2루수와 3루수, 1루수로 활용 가능하다. 이여상 역시 3루수와 1루수로 기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오승택과 문규현 중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가 백업진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 부산 사직 두산전에선 정규시즌 주전 선수의 갑작스런 부상에 대처할 수 있는 리허설이 의도치 않게 진행됐다. 선발 출장한 2루수 정훈이 3회초 수비 과정에서 두산 닉 에반스의 거친 슬라이딩에 쓰러졌다. 백업들이 준비를 해야 할 상황이 왔다. 이때 조원우 감독은 손용석을 2루수로 투입했다. 손용석은 무리 없이 정훈의 공백을 메웠다. 경기 중반에는 3루수로 이동해 경기를 치렀다.
이러한 주전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에 대처할 수 있는 내야진의 멀티 플레이어화가 롯데는 현실적으로 필요하다. 고정 포지션에 특출난 백업 스페셜리스트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풍족하지 않은 롯데의 내야 사정상 이는 힘든 일이다. 모든 부분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올시즌이다. 하지만 롯데의 현실적인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