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 아이콘' 노관현, 제2의 정근우 주목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17 06: 37

"고등학교 시절부터 타격은 아주 좋았던 선수다"
15일 마무리된 SK의 대만 타이중 퓨처스팀(2군) 전지훈련을 지켜보던 송태일 SK 스카우트는 큰 함성과 함께 경기에 집중하는 한 선수를 두고 이렇게 떠올렸다. 개성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6년 SK의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은 내야수 노관현(23)이 그 회상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프로 지명은 받지 못했다. 송 스카우트는 "체격이 너무 작았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노관현의 프로필상 신체조건은 172㎝에 75㎏. 노관현도 당시를 떠올리며 "고등학교 때는 65㎏이었다. 그나마 대학에 가서 웨이트를 많이 하며 체중을 불린 것"이라며 "포지션이 3루수였는데 키가 작고 왜소했다. 3루는 보통 장타자들의 자리가 아닌가. 나는 단타 위주의 타자라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프로 지명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송 스카우트는 노관현의 방망이 재질을 기억하고 있었다. 결국 경희대 졸업 후 SK의 지명을 받았다. 그리고 SK의 신인 야수 중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타격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퓨처스팀 캠프를 총지휘한 김경기 SK 퓨처스팀 감독은 "노관현을 주목해보라"라고 추천했다. 김무관 퓨처스팀 타격코치도 "타격 재질이 좋다"라며 노관현을 캠프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손꼽았다.
두 베테랑 지도자들의 공통된 추천에는 다 이유가 있을 터. 우투좌타인 노관현은 빠른 스윙 스피드가 돋보인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선수치고는 스윙 궤적과 선구안도 좋다는 평가. 김무관 코치는 노관현의 재능을 알아보고 곧바로 타격폼을 약한 바꿨고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이에 만족하며 적응하고 있다.
노관현은 "대학 때보다 훈련량이 훨씬 많다. 짧고 굵게 하는 편인데 분위기가 꽉 짜여 있다"라고 웃었다. 그러나 표정 하나 찡그리는 법이 없다. 재능은 물론, 성격에서도 호평을 받는 이유다. SK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는 "근성이 대단하다"라고 입을 모은다. 어린 시절 정근우(한화)를 지도했던 김경기 감독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체구, 근성, 재질 모두가 그렇다.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사실 캠프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연습경기에 앞서 출전하기로 되어 있던 선수가 약간의 부상을 당했고 노관현이 대신 들어가 맹타를 휘둘렀다. 상승세가 계속되자 코칭스태프도 노관현을 뺄 수가 없었다는 후문. 성실한 훈련 자세도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다. 3루가 주 포지션이지만 대학 3학년 때는 2루도 봤고, 고등학교 때는 외야수로도 활약했던 경험 또한 플러스다.
노관현은 "나는 신인이다. 그에 걸맞게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체구가 작은 만큼 근성있는 플레이로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매 순간마다 전력질주다. 여기에 죽고 산다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근우도 시작이 그렇게 화려한 것은 아니었다. 판박이 느낌이 나는 노관현도 그 길을 걸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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