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니로 디자인, “하이브리드 ‘티’ 낼 필요 있나요?”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3.17 08: 14

“굳이 하이브리드 차 ‘티’를 낼 필요가 있나요?” 16일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의 개발 산실인 남양연구소(경기도 화성시)에서 기아차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날 기아차는 미디어를 상대로 프리뷰 행사를 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니로’ 실물을 공개했다. 
‘하이브리드 티를 낼 필요가 없다’는 말은 ‘니로’ 디자인의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이 차는 지난 2월 미국 시카고 오토쇼에 출품 되면서 사진으로 외형이 몇 차례 공개 됐다. 그렇지만 눈으로 직접 본 느낌은 좀 달랐다. ‘한 눈에 봐도 하이브리드’라는 외형상의 특징은 없었다. 그냥 새로 나온 소형 SUV였다.
‘디자인 독립’이 가능했던 배경은 하이브리드 전용 플랫폼을 쓴다는 것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꼽을 수 있겠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니로’는 현대차 ‘아이오닉’과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 플랫폼을 쓴다. ‘아이오닉’과 ‘니로’는 형제 차가 되는 셈이다.
전용 플랫폼은 내연기관용 차를 먼저 만들고, 추가 트림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는 경우와는 출발 자체가 다르다. 따라서 ‘니로’는 향후 내연기관만 얹는 차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니로’라는 이름 자체에도 ‘친환경’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염 물질을 내지 않는다는 의미의 ‘니어 제로’(Near Zero)와 영웅을 뜻하는 '히어로'(Hero)를 결합해 '니로'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하이브리드 전용 플랫폼은 내연기관 전용차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을 특성화 할 필요가 없게 했다. 내연기관용 차에 추가 된 하이브리드 버전은 대부분 크롬이나 금속 재질을 사용해 하이테크 이미지가 나도록 ‘티’를 냈다. 이는 자칫 억지스러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고집스럽게 하이브리드 외길을 가고 있는 렉서스 브랜드도 차명 뒤에 하이브리드를 뜻하는 ‘h’가 새겨지는 것 외에는 굳이 외관 디자인을 ‘티’나게 하지 않는다.
‘티’ 나지 않은 하이브리드 SUV ‘니로’의 차체 제원은 스포티지 보다 약간 작다. 그런데 차를 직접 보면 생각보다 작아 보이지 않는다. ‘소형 SUV’의 범주에 들지만 ‘작다’는 느낌이 지배적이지 않다. 특히 실내는 여유로웠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가 2,700mm로 오히려 스포티지(2,670mm)보다 크다. 높이는 스포티지 보다 90mm가 낮고 실루엣은 공기역학을 최대한 고려하다 보니 신형 스포티지에 비해 많이 유순하다. 언뜻 카렌스가 떠오르는 인상을 갖고 있다. 
미디어 프리뷰 행사에서 기아차는 특별히 남양연구소 내 풍동시험장 테스트 장면을 보여줬다. ‘니로’가 얼마나 공기역학을 고려해 디자인 됐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험대였다. 시속 50km의 주행 환경을 설정하고 실행한 테스트에서 ‘니로’의 디자인은 공기의 흐름에 절대적으로 순응하고 있었다.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티’나지 않는 디자인에 한몫했다. 근래 1~2년 사이에 국제 유가는 꼭지와 바닥 사이를 요동쳤다. 더군다나 최근 유가는 바닥을 치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태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다. 결국 대체 에너지가 자리를 잡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가 주목을 받을 것이 틀림없다. 이런 배경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하여금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디자인’의 길을 걷게 했다.
차의 동력성능이나 승차감은 좀더 기다려 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일단 디자인은 ‘하이브리드 차’가 아닌 그냥 도심형 소형 SUV였다.
3가지 트림으로 운용는 니로는 럭셔리 2317만원~2347만원, 프레스티지 2514만원~2544만원, 노블레스 2711만원~2741만원의 가격이 책정 될 예정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각종 혜택을 받으면 프레스티지 모델은 최대 80만 원, 럭셔리 최대 92만원, 노블레스 최대 66만원 가량 저렴해진다. /100c@osen.co.kr
[사진] 남양연구소 내 풍동시험장에서 공기역학에 기초한 디자인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 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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