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스트리, 2이닝 6피안타 4삼진 6실점 패전
150km 강속구에도 단조로운 구종, 제구 관건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시범경기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졌다. 장단점을 모두 노출한 극과 극의 데뷔전이었다.

마에스트리는 17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SK와 시범경기에 7회초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2-1, 한 점차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오며 실전 테스트에 들어간 마에스트리는 극과 극의 투구를 보이며 섣부른 평가를 할 수 없게 했다. 2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가능성도 충분히 보여줬다.
7회 첫 이닝은 화려하게 빛났다. 첫 타자 정의윤에게 던진 4구째 147km 속구를 강타당해 중전 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1루에 주자를 두고 SK 중심타자 박정권을 상대한 마에스트리는 속구로 승부하다 2B2S에서 5구째 떨어지는 135km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이어 조동화에게 2구 연속 파울을 이끌어낸 뒤 3구째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여세를 몰아 박계현도 3구째 몸쪽 낮게 꽉 들어차는 147km 속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좌타자 3명에게 연속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7회 투구수는 15개.
그러나 8회에 올라온 마에스트리는 첫 타자 이대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이명기에게 좌익수 키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3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뜬공으로 처리될 수 있었지만 한화 좌익수 최진행이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마에스트리에게는 또 하나의 시험 순간이었다.

김강민을 150km 바깥쪽 높은 속구로 3구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한숨 돌릴 때만 하더라도 좋았다. 그 이후 최정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를 채운 뒤 이재원과 승부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가운데 몰린 150km 속구를 놓치지 않고 이재원이 정확하게 받아쳤다. 마에스트리가 강습 타구에 글러브를 뻗었지만 한 타이밍 늦었다.
이어 정의윤에게 다소 아쉬운 수비로 3루 내야안타를 내주며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정권에게 우월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더진 135km 포크볼이 가운데 높게 들어와 홈런으로 연결됐다. 속구-슬라이더 위주 투구 패턴이 노출되자 밋밋한 포크볼을 던진 게 결정타로 이어진 것이다. 다양하지 못한 구종, 가운데 몰리는 실투성 제구가 약점으로 드러났다.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더 이상 실점은 주지 않았다. 총 투구수는 39개로 스트라이크 26개, 볼 13개. 최고 구속은 150km. 속구(19개) 외에도 슬라이더(10개) 포크볼(5개) 투심(5개)을 던졌다. 첫 등판 결과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지만 150km 강속구로 4개의 삼진을 뺏어낸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KBO 첫 실전 경기였던 만큼 마에스트리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다음 경기에야 이뤄질 듯하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