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곤 2경기 연속 호투로 고정 선발 청신호
체중 6kg 증가, 기복 줄이고 제구는 향상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kt 위즈 선발진이 강해지고 있다.

kt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마운드 안정을 꾀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에는 투타가 모두 무너지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대신 타자를 2명으로 활용하면서 공격력은 살아났다. 토종 선수들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공격의 팀’으로 자리 잡았다. 투수진에선 여전히 보완점이 많다. 그러나 젊은 투수들의 급성장이 올 시즌 전망을 밝히고 있다.
특히 토종 선발 투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kt 선발진 중 세 자리는 새 외국인 투수들의 몫이다. 조범현 감독은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정규 시즌이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제구나 경기 운영 면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남은 자리를 토종 투수들이 차지해야 하는 가운데, 좌완 투수 정성곤의 변화가 눈에 띈다.
프로 2년 차를 맞이한 정성곤은 지난 시즌 정대현, 엄상백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선발 기회를 얻었다. 선발, 불펜을 합쳐 총 20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했다. 58이닝을 던지면서 사사구는 무려 52개(사구 1개). 선발 자원이 부족한 특성상 기회를 받은 것도 있지만 구위 자체는 고졸 신인 치고 나쁘지 않았다. 미래를 봐서라도 키워야 하는 자원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시즌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난 12일 수원 SK전에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가졌는데, 4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이닝 동안 51개의 적은 공을 던졌고 볼넷은 단 1개. 지난 시즌과 가장 달라진 점이었다. 17일 수원 LG전에서도 호투했다. 5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2사사구(1볼넷) 6탈삼진 1실점의 기록.
지난 등판(142km)보다 더 빠른 최고 구속 144km를 찍었다. 4회에는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삼진으로 잡는 등 위기 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변화구의 제구도 날카로웠다. 가운데 몰리는 공 없이 스트라이크존 가장 자리를 파고들었다. 스스로도 경기 후 “체인지업 제구가 잘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나서고 있는 김종민도 정성곤의 성장에 반색했다. 김종민은 “작년과 다르게 엄청 좋아졌다. 일단 제구가 안정됐다. 지난 시즌 같은 경우에는 3회가 지나면 구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3회를 넘어서도 구위가 유지된다. 기복도 줄었다”라고 평가했다.
정성곤은 올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6kg로 불렸다. 스프링캠프에선 “아직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으나 실전에서 좋아진 구위로 증명했다. 무엇보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해지면서 스트라이크존 주위로 공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 고무적이다. 정성곤은 “올해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해 10승, 평균자책점 4점대 이하를 달성하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토종 선발로 활약했던 정대현, 엄상백에 이어 정성곤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kt 선발진에도 희망이 생기고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