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박혜진(26, 우리은행)이 터졌다.
춘천 우리은행은 17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부천 KEB하나를 로 눌렀다. 2연승의 우리은행은 통합 4연패 달성에 1승만 남겼다.
1차전 51-66으로 대패한 KEB하나는 독을 품고 나왔다. 우리은행이 26-12로 1쿼터를 크게 앞섰다. KEB하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2쿼터 투입한 리스턴과 강이슬이 고감도 3점포를 터트리며 맹추격했다. KEB하나는 2쿼터 중반 23-28로 맹추격했다.

KEB하나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선수는 바로 박혜진이었다. 외곽에 빈틈이 보이자 박혜진은 주저하지 않고 3점슛을 시도했다. 공은 림을 깨끗하게 갈랐다. 이승아까지 3점슛 대열에 가세해 급한 불을 껐다. 리스턴은 재차 점프슛을 넣었다. 박혜진은 보란듯이 응수했다. 박혜진은 3쿼터 막판 다시 한 번 3점슛을 가동했다. KEB하나의 추격이 거셀 때마다 맥을 끊어주는 귀중한 득점이 나왔다. 이날 박혜진은 17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박혜진은 “1차전 큰 점수 차로 이겨서 2차전 힘든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다. 정신무장을 잘하자고 했다. 잘 안 지켜졌다. 어이없는 미스가 많이 나왔다. 집중력이 떨어졌다. 이겼지만 챔피언다운 경기를 못 보여준 경기였다. 반성해야 한다”며 단순한 승리에 만족하지 않았다.
박혜진은 정규리그 평균 10.1득점으로 2시즌 연속 득점이 하락했다. 시즌 중 슈팅이 들어가지 않아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박혜진이 힘들어 할 때마다 위성우 감독은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다. 중요한 순간에는 반드시 터질 거라는 믿음이 있다”며 제자를 안심시켰다.
위성우 감독의 말대로 박혜진은 가장 중요한 챔프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1차전 12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4스틸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던 박혜진이다. 그는 2차전서 고비 때마다 외곽슛을 넣으며 17점, 3점슛 4개를 기록했다.
슛이 좋아진 비결을 묻자 박혜진은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뒤부터 박성배 코치가 따로 붙어서 팀 훈련 한 시간 전부터 개인연습을 계속 시켜주셨다. 물론 힘들었다. 하지만 하다 보니 조금씩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챔프전을 앞두고 ‘특훈’을 한 것은 박혜진 뿐만이 아니다. 스트릭렌은 동료 사샤 굿렛을 가상의 첼시 리라고 생각하고 몸싸움으로 밀어내는 훈련을 반복했다고 한다. 스트릭렌은 “위성우 감독님이 될 때까지 수비를 시키셨다”며 하소연을 했다.
KEB하나는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쏟아내 자멸했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선수가 많아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큰 경기에 강한 박혜진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인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