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때가 방망이는 내가 겪어본 팀들 중 가장 최고였다.”
2010년대 초반, 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는 그 어느 팀도 범접하기 힘들만큼 막강했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를 필두로 홍성흔(두산 베어스)와 조성환(KBS nSPORTS 해설위원), 카림 가르시아, 전준우(경찰청), 김주찬(KIA), 황재균으로 구성된 타선은 쉬어갈 틈이 없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코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을 시기가 롯데가 극강의 공격력을 갖췄을 시기와 겹친다.
조원우 감독이 코치로 롯데에 몸담기 직전 해인 2010년 롯데 타선은 팀 타율 2할8푼8리, 팀 홈런 183개, 팀 OPS 8할1푼3리, 경기 당 평균 득점 5.81점으로 공격 모든 부문에서 다른 구단들을 압도했다. 조원우 당시 코치가 있었던 2011년 역시 공격력은 식지 않았다. 2011년도 팀 타율 2할8푼8리 팀 홈런 111개, 팀 평균 득점 5.36의 기록을 남겼다.

조원우 감독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내가 롯데로 왔을 때 그때 팀의 방망이는 내가 겪어본 팀들 가운데 가장 최고였다”고 말했을 정도다. 감독과 코치시절을 모두 통틀어도 롯데의 공격력은 절대 약하지 않았다는 것.
당시를 추억하면서 조 감독은 이내 “지금 우리 팀 라인업도 괜찮지 않나요?”라며 취재진에 되물었다. 현재 조 감독이 품고 있는 롯데의 타선 역시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현재 롯데 야수진의 라인업은 구색을 아주 잘 갖추고 있다. 정훈-손아섭으로 시작하는 테이블세터부터 황재균, 짐 아두치, 최준석, 강민호가 포진하는 중심 타선, 그리고 거포 유격수 유망주인 오승택과 김문호 등이 하위타순에 나선다. 2010년대 초반 라인업에 비하면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어느 팀에 꿀리지 않을 타선을 보유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선 이 타선의 조합이 완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2할4푼5리 경기 당 평균 득점 3.66점에 그치고 있다. 아직 완전한 짜임새를 갖추지 못했다. 타자들의 타격감도 썩 좋은 편도 아니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은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선수들의 기본 실력을 믿고 정규시즌에 맞춰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과연 2016년의 롯데는 조 감독이 겪어본 2010년대 초반, 막강했던 롯데 타선을 떠올리게 하는 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