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형 투수 보우덴, 이닝이터 가능성 활짝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3.18 06: 06

공격적인 투구, 66구로 5이닝 소화
많은 이닝 책임지면 불펜 부담도 덜어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이 자신의 생존법인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과 맞선다.

보우덴은 지난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했다. 팀의 7-1 승리에 기여한 보우덴은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 내용은 표면적인 기록보다 더 좋았다. 1실점은 자신의 마지막 이닝인 5회말에 기록됐는데, 2사에 송성문에게 내준 2루타는 잘 맞은 타구였지만, 고종욱의 적시 2루타는 좌익수 박건우와 중견수 정수빈 사이에 뜬 공에 가까웠다. 고척돔이 아닌 잠실이었다면 잡아줬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정도의 타구였다.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5이닝을 책임지면서 공을 단 66개만 던졌다는 사실이다. 한 이닝에 13개 정도만 던진 셈이다. 본인도 경기 후에 언급했을 정도로 변화구(커브, 포크볼) 위주로 던졌지만, 포심 패스트볼(최고 구속 148km)의 위력도 훌륭했다.
투구 수 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투구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총 66구 중 스트라이크가 47구였다. 1회말 선두 고종욱을 상대로만 8개나 던졌지만, 피하지 않고 정면승부를 하며 타자들을 잡아낸 결과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을 수 있었다.
이날 보우덴이 보여준 피칭은 스스로 말한 스타일과도 일치한다. 팀에 막 합류해 훈련하고 있던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 당시 그는 자신이 어떤 유형의 투수인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답하기 어렵지만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생각엔 파워피처인 것 같다. 하지만 제구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삼진 비율도 적당한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이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보우덴은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에서는 6이닝 5실점(3자책)하며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12일 마산 NC전에서도 4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3실점했으나 이번에는 더 바랄 것이 없는 호투가 나왔다. 그러나 NC를 맞아서도 이닝보다 많은 탈삼진으로 구위는 충분히 과시했다.
두산은 이미 유희관, 장원준이라는 최고 수준의 토종 이닝이터를 갖추고 있다. 더스틴 니퍼트 역시 아프지만 않으면 150이닝을 넘길 수 있는 에이스다. 여기에 보우덴까지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 수를 줄여 이닝이터로 거듭난다면 선발진이 더욱 강해진다. 보우덴의 생존법은 자신뿐만 아니라 두산 선발 로테이션 전체를 살리는 선택인 동시에 불펜의 부담까지 덜어주는 신의 한 수가 될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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