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투수들 모두 고전·외인투수 한 명도 물음표
4년 연속 미완 선발진으로 개막 맞이할 수도
LG 트윈스의 마운드 구상이 꼬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난 3년과 같은 험난한 시즌 초반을 보낼지도 모른다.

LG는 2016시즌 봉중근 윤지웅 이준형 임찬규 중 한 명을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봉중근은 아직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 한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스프링캠프 막바지 당한 허벅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며 등판 일정을 미뤘다.
윤지웅 이준형 임찬규는 시범경기에 들어가니 페이스가 꺾였다. 윤지웅은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4⅓이닝 7실점, 이준형은 지난 13일 울산 롯데전에서 3이닝 4실점, 임찬규는 4경기 7⅓이닝 동안 4실점했다. 이준형이 오키나와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으나, 막상 한국으로 돌아오니 구속과 제구가 동반 하락했다.
물론 시범경기는 준비과정일 뿐이다. 투구 밸런스를 잡는 데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구종을 제한한 채 던질 수도 있다. 시범경기에서 아무리 잘 던져도, 4월 1일부터 못 던지면 의미 없다. 5선발 후보군 중 한 명만 개막일에 컨디션을 맞추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LG는 지난 몇 년 동안 미완의 선발진으로 정규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2013시즌에는 류제국 없이 시즌 첫 한 달을 보냈고, 2014시즌에는 외국인투수 티포드가 개막 후 10일이 지나고 마운드에 올랐다. 2015시즌에도 우규민과 류제국 토종 원투펀치가 약 40일 동안 결장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부터 고전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3시즌에는 5월 중순, 2014시즌에는 6월말까지 하위권에 있었다. 지난해에는 4월말에 연패 늪에 빠지더니 끝내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현재 LG는 외국인투수 한 자리가 빈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엔트리가 결정되는 3월 25일 전후로 새 외국인투수와 계약하려고 한다. 그러나 계약은 도장을 찍기 전까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 수많은 외국인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도전과 한국행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해왔다. 자칫하면 외국인 원투펀치 없이 시즌 개막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 경우, 5선발 후보 두 명이 선발진에 합류한 채 시즌이 시작된다.
LG는 지난해 9위에 그쳤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만들어 놓은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선, 시즌 초반부터 5할 승률 이상을 올려야 한다.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면, 자연스레 지난해의 악몽을 떠올리게 된다. 젊은 선수들이 부쩍 늘어난 만큼, 어느 때보다 분위기에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양상문 감독은 “최악의 상황도 생각은 하고 있다. 시범경기 마지막 6경기 정도는 개막전 엔트리에 가깝게 운용할 계획이다”며 이번 주까지 최종 오디션을 진행할 것을 전했다. LG가 여유 있게 개막을 맞이하려면, 봉중근이 선발투수로 부활하고, 이준형 윤지웅 임찬규 중 한 명이 남은 시범경기서 반등해야 한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