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시 은퇴 사유, 아들 클럽하우스 출입제한
CWS 에이스 세일, 사장에게 고함 치며 충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돌연 은퇴를 선언한 아담 라로시(37)를 위해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단이 시범경기 보이콧을 고려할 정도로 반발하고 있다. 특히 화이트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27)은 사건의 발단이 된 사장에게 "클럽하우스에서 나가 달라"고 고함칠 정도로 격분하고 있다.

미국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전 동료 라로시를 지지하는 의미로 17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범경기 보이콧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로빈 벤추라 감독이 선수단을 설득, 보이콧 없이 경기는 치렀지만 선수들은 구단에 메시지를 분명히 전했다.
라로시는 지난 16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1년 1300만 달러 연봉을 포기하고 은퇴한 것은 기량 쇠퇴도 있지만,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켄 윌리엄스 화이트삭스 사장이 라로시의 14살 아들 드레이크의 클럽하우스 출입 빈도를 50% 이하로 줄여달라고 한 것이 발단이었다.

윌리엄스 사장도 지난 17일 이 같은 라로시 은퇴의 사유를 스스로 밝혔다. 메이저리그는 어린 자녀들을 클럽하우스로 데려오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윌리엄스 사장은 그 빈도 너무 많다고 판단했다. "매일 아들을 데려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라로시에게 야구에 전념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라로시는 은퇴를 선언하며 강경하게 나섰고, 선수단은 라로시가 부당한 사유로 은퇴한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CSN시카고' 데이비드 캐플랜에 따르면 세일은 선수단의 미팅 자리에서 라로시 은퇴를 놓고 윌리엄스 사장에게 고함을 쳤고, "클럽하우스에서 나가 달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일과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흥분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라로시가 처음 화이트삭스와 계약할 때부터 아들과 매일 클럽하우스를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하는 조건을 넣었고, 릭 한 단장과 벤추라 감독도 동의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아들의 출입 제한을 통보한 건 부당하다는 것이다.
'야후스포츠' 제프 파산은 세일이 화낸 주된 이유로 '윌리엄스 사장이 선수단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할 정도로 자주 오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라로시의 기량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하락하자 아들의 출입 제한을 건 부분도 미심쩍어하는 분위기. 라로시는 화이트삭스와 2년 계약 첫 해였던 지난 시즌 127경기 타율 2할7리 12홈런 44타점 OPS .634로 부진했다.
벤추라 감독은 라로시와 면담을 갖고 은퇴 철회를 권유했지만 이미 떠난 마음을 되돌리기란 어려웠다. 갑작스런 라로시의 은퇴, 그에 따른 선수들과 사장의 충돌. 시즌을 앞둔 화이트삭스의 팀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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