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상황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팀 스타일을 점진적으로 바꾸고 있는 SK가 조금씩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중장거리포가 연이어 터지는 등 팀 타선이 지난해에 비하면 한결 짜임새 있게 바뀌어가고 있다.
SK는 1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끝에 7-7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발 박종훈이 1회 난조와 수비 실책으로 4실점하며 끌려 갔지만 타선이 이를 만회하며 연승 행진은 끊기지 않았다.
구장 전광판(빅보드) 공사 때문에 이날에야 첫 홈경기를 치른 SK 타선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관심거리였다. 그간 투수의 팀이었던 SK는 올해부터 상대적으로 구장 규모가 작은 SK행복드림구장의 여건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중장거리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했다. 마운드보다는 타선의 힘으로 시즌을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는 포석이었다.

그런 SK는 이날 2루타 이상의 장타만 5개를 터뜨리며 홈팬들 앞에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간판 타자인 최정을 뺀 나머지 주전 선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타선 짜임새와 집중력을 선보이며 방망이로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리드오프 이명기는 이날 3안타를 치며 활발하게 포문을 열었다. SK의 올 시즌 관건 중 하나인 ‘강한 2번 타자’에는 김강민이 배치돼 홈런을 치는 등 역시 공격적인 면모를 과시했다.
중심타선도 좋았다. 4번 정의윤은 이날 3안타를 때렸다. 6회에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 7회에는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치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5번 박정권도 2회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비롯, 2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6번에 배치된 이재원도 3안타를 때리며 중심타선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주자들을 불러 들였다. 7번 이대수 또한 3안타를 기록하며 힘을 냈다.
3번에 배치된 고메즈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하기는 했지만 어차피 이 자리는 정확도가 더 좋은 최정의 자리다. 고메즈가 아직 적응기에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메즈가 2번 혹은 7번에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최승준이 감을 잡는다면 SK는 2번부터 8번까지 언제든지 홈런이 나올 수 있는 무게감을 더해갈 수 있다. 타선에는 기복이 있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지난해 침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인천에 짙게 깔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