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의 대박이었다. 정치인들의 놀음이 아닌 수원과 성남 그리고 K리그 팬들이 만들어 낸 대박이었다.
수원FC와 성남FC는 1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16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일명 '깃발더비'다. 발단의 시작은 이재명 성남 시장이다. 내셔널리그와 챌린지를 거쳐 K리그 클래식에 진출한 수원FC가 세간의 관심을 받자 성남의 구단주인 이재명 시장이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 시장은 올 시즌 개막 전 SNS를 통해 "이긴 팀의 시청 깃발을 진 팀의 시청에 걸자"고 제안했다. 그러자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청 깃발 대신 구단 깃발로 하자"고 수정 제안했다. 자존심을 건 내기는 성사됐다. 양팀은 깃발을 내줄 수 없다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그 결과 큰 관심을 받기 힘들었던 수원FC의 홈 개막전은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일단 경기 외적으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입장했다. 관중석은 가변석으로 사석이 된 곳을 제외하고는 빈 곳을 찾기 힘들었다. 몇몇 팬들은 사석임에도 불구하고 관중석에 앉았다.
본부석과 미디어석도 사람들도 가득했다. 수원FC 관계자들이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수원팬들 뿐만 아니라 성남팬들까지 경기장을 찾아 축제의 장이 열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장을 찾아 놀랐다. 경기장 입구에 도착한 뒤 30여분을 소비한 끝에 겨우 구단의 도움을 받아 경기자에 입장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경기 내용도 치열했다. 화끈한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중원에서 공방전을 펼치면서 관중석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성남은 이미 K리그에서 인정을 받았다. 지난 시즌 상위 스플릿에 진출했고 5위를 기록했다. 쟁쟁한 기업팀들과 대결서 밀리지 않았다. 이미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수원 삼성에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수원FC의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 가빌란-오군지미 등 공격의 핵심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경기에 임했지만 성남에 흔들리지 않았다. 특히 김근환-레이어-블라단으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들은 성남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성남 황의조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분명 중앙 수비진의 안정이 꽤나 큰 영향을 미쳤다.
성남과 수원FC는 후반 중반 득점포를 기록했다. 애매한 판정이 나오기도 했지만 수원FC의 득점은 짜릿했다. 김병오는 수원FC 사상 클래식 첫 골을 작성했다.

많은 골이 나면서 화끈한 경기를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분명 더비전의 치열함은 경기에 묻어났다. 새로운 식구인 막내를 위해 어떤 이유가 됐든 이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성남과 최선을 다한 수원FC의 첫번째 '깃발더비'는 분명 K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