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 부활 시동’ 두산, 꿈의 로테이션 현실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3.20 06: 10

노경은 호투하며 선발 진입 청신호
선발 전원 10승 가능한 이닝이터로 구성 직전
 최강의 선발 로테이션 구축이라는 두산 베어스의 꿈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마지막 퍼즐이었던 노경은(32)까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과정이 순조롭다.

노경은은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했다. 시작과 함께 투런홈런을 맞아 3실점하기는 했으나 12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는 등 내용이 겉으로 나타난 기록보다 좋았다.
최고 151km까지 나온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는 마지막까지 유지됐다. 노경은은 6회초에도 148km를 찍었다. 그리고 슬라이더와 포크볼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제구가 잡히며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하나도 없었는데, 노경은 본인도 이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긴 이닝을 던지고도 투구 수는 67개밖에 되지 않았고,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경은이가 좋았을 때의 모습이 나왔다”며 반색했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은 거의 100%에 가깝게 올라왔다. 노경은은 이날 경기 후 “슬라이더가 141~143km 정도 나왔고, 포크볼도 130km대 초반이던 것이 지금은 130km대 후반이 됐다. 개인적으로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경은까지 든든히 자리를 잡으면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가히 리그 최강이다. 우선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장원준은 다년간 검증된 확실한 투수다. 여기에 마이클 보우덴도 최근 좋은 피칭을 펼쳤다. 17일 고척 넥센전에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볼넷 1실점했는데, 공격적인 투구 패턴을 앞세워 투구 수 관리에도 성공해 66개만 던졌다.
5명 전원이 10승 가능성을 지닌 이닝이터 유형의 투수라는 점에서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최강의 자격을 갖췄다. 2년간 367이닝을 던진 유희관과 8년 연속 140이닝을 돌파한 장원준은 KBO리그 최고의 토종 이닝이터 듀오다. 니퍼트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꽤 있음에도 5년간 768⅓이닝을 소화했다. 일단 등판한 경기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거의 매번 긴 이닝을 책임진다.
140km대 중, 후반의 구속을 꾸준히 보이는 보우덴은 스스로도 공격적이라도 할 만큼 적극적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이것이 투구 수를 줄여 긴 이닝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노경은은 2013년 180⅓이닝으로 토종 최다이닝 투수였다. 자기 공만 찾으면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규정이닝을 채워줄 기량은 충분하다.
많은 이닝을 버티는 선발투수는 팀에 승리를 가져다주고 불펜의 힘도 아껴 장기 레이스에서 큰 도움이 된다. 선발 로테이션의 다섯 자리가 모두 이런 선수들로 채워진다는 것은 팀엔 축복이다. 두산은 그런 선발진을 갖추기 직전이다. 김 감독은 19일 경기 직후 “(노경은을)한 경기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분명 희망적인 것은 사실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확실히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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