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국인 선발, 남은 것은 ‘운’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3.20 06: 32

로스터 정비 시작, 카운트 다운 돌입
25일이 분수령, 타이밍+운 따를까
올 시즌 KBO 리그 외국인 라인업의 마지막 퍼즐 결정이 다가오고 있다. LG가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약간의 운’이다.

시즌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LG는 올 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선수 한 자리가 아직도 비어있다. 급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더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장고를 거듭한 까닭이다. 스카우트 업무를 보고 있는 잭 한나한이 미국에 체류하며 영입 후보 리스트를 추렸다. 사실상 이 과정은 마무리됐고 이제는 선수들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최소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특급 외국인을 선발한다는 것이 LG의 기본적인 방침이다. 전체적인 전력이 강하다고는 볼 수 없는 LG로서는 올 시즌 사활이 걸린 문제다. 실탄도 비교적 넉넉하게 장전해 놨다. 100만 달러 이상을 아낌없이 쓴다. 이르면 5일 정도 후면 계약 소식이 들려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LG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송구홍 LG 운영팀장은 “결정할 시기가 됐다”라고 설명한다. 원론적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다. LG는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아깝게 탈락하는 선수들을 노리고 있다. 전례를 봤을 때 메이저리그 팀들은 3월 중순부터 로스터 정리를 시작해 20일에서 25일 사이에는 대부분을 마무리 짓는다. LG가 노리는 선수가 이 시기에 시장에 나올지가 관건이다.
리스트를 짜기 위한 최선의 노력은 다했다. 이제 남은 것은 운이라는 평가다. 같은 조건이라고 해도 시장 상황에 따라 영입이 이뤄지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공을 많이 들인다고 해도 해당 선수가 MLB 25인 로스터에 진입한다면 영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탈락한다고 해도 변수는 있다. 다른 MLB 팀에서 제안을 할 수도 있다.
선수들의 심경 변화도 복잡하다. 같은 조건이라도 제안하는 시점에 따라 영입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도 있다. 송 팀장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에서 뛰었던 미키 캘러웨이의 사례로 설명했다. 캘러웨이는 당초 LG에서 먼저 제안을 한 선수였다. 따지고 보면 조건도 현대에 비해 모자라지 않았다. 그러나 타이밍이 맞지 않아 LG행이 불발됐다.
LG의 제안을 받을 때만 해도 MLB 도전의 뜻을 가지고 있었던 캘러웨이였다. LG의 제안을 거부한 이유였다. 그러나 수일 후 MLB 행이 불발되자 심경 변화를 일으켰다. 그 때 현대가 치고 들어가 영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사실 외국인 영입에 있어 이런 비슷한 사례가 적지 않다. 프런트의 상황 판단도 중요하지만 상당 부분 운이 작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당장 LG도 올해 이런 경험을 한 차례 했다. 상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한 선수와 지난해 말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 그러나 하필 그 때 MLB 팀의 제안이 들어왔고 LG는 이 선수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LG 외국인 선발에 고생 끝 낙이 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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