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확실히 튀는 못은 나오지 않고 있다. SK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5선발 오디션은 아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SK는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범경기에서 연이은 불발탄에 그친 타선의 침묵 속에 0-5로 졌다. 여기에 5선발 후보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언더핸드 박민호도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이날 박민호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 5선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에는 쉽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박종훈과 더불어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선발 오디션에 합류한 박민호였다. 시범경기 첫 2번의 등판에서도 5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은 자신에게 기회였다.
그러나 1회부터 서상우에게 3점 홈런을 맞고 찜찜하게 출발했다. 2회부터 4회까지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모두 안타나 볼넷을 하나 이상 허용했다. 수비 실책도 겹치며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시범경기 시작 때까지만 해도 SK 5선발 오디션은 문광은 박민호 채병룡 이정담의 대결로 압축됐다. 이 중 문광은은 2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고 있다. 와르륵 무너지는 경우는 없었지만 선발 눈도장을 받기에는 2% 부족한 수치다. 이날 경기로 박민호도 마찬가지 상황이 됐다.
좌완 이정담은 선발보다 불펜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베테랑으로 언제 어디서든 뽑아 쓸 수 있는 ‘히든카드’ 채병룡이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화이닝은 3⅓이닝에 그쳐 역시 확실히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레이스를 주도할 만한 페이스 메이커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시범경기 막판이 되어서야 결정이 될 것 같다”라던 김용희 SK 감독의 예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다음주 마지막 등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생사에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한 원조 우완 에이스 윤희상은 다음주 한 차례 등판을 가져 5선발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막판까지 알 수 없는 레이스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