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조쉬 린드블럼에게는 묵직한 구위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양한 변화구로 요리할 수 있는 관록까지 갖췄다.
린드블럼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무4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린드블럼의 시범경기 3번째 등판. 앞선 15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선 4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1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는 여전했지만 빠른공 제구가 그리 뛰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이날 린드블럼은 2회초 실점을 제외하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비록 1회 삼자범퇴 이후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변화구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는 실험을 펼쳤고 이는 8개의 탈삼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4회초에는 윌린 로사리오에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중심 타선인 김태균과 최진행, 이성열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을 선보였다.
이날 린드블럼은 79개의 공 가운데 포심 패스트볼은 19개에 불과했다. 비율로 따지면 24%. 그 외에는 슬라이더 17개, 커브 9개, 체인지업 9개, 포크볼 11개, 투심 패스트볼 14개로 나머지 공들을 채웠다. 에이스로서의 위용을 유감없이 뽐낸 것.
조원우 감독은 일찌감치 “개막전 선발 투수는 린드블럼이다”고 못박았다. 그만큼 믿음이 깔려 있었다. 린드블럼의 몸 역시 개막전 선발 투수에 맞춰져 있는 듯 했다. 린드블럼은 이날 한화전에선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자신의 다양한 공을 실험하며 한국 무대 2년차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편, 롯데는 린드블럼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한화에 0-1로 패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