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패’ 위성우 감독, 올해는 덜 밟힌 이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21 06: 08

3월이 되면 우리은행은 우승하고, 위성우 감독은 밟힌다. 4년 연속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춘천 우리은행은 20일 오후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홈팀 부천 KEB하나은행을 69-51로 눌렀다. 우리은행은 3연승으로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우승도 해본 선수가 하는 것일까. 우승이 확정되자 우리은행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다. 하지만 매년 겪는 행사인지라 우승에도 절차가 있었다. 코트 중앙에서 우승기념기와 사진을 찍은 선수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후 위성우 감독의 헹가래가 이어졌다. 선수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닥에 있는 위성우 감독을 밟기 시작한다. ‘얘들아 나 감독이야!’라는 위 감독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무자비하게 1년 묵은 응징을 가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예년에 비해 위 감독을 살살 다뤘다고 한다. 우승 후 만난 위 감독은 ““선수들이 감정을 덜 싣더라. ‘야단을 덜 쳐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트레스 다 풀어라’하는 심정이었다. 2년 전에는 밟히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밝혀도 기분은 좋다. 올 시즌 선수들을 많이 푸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올라와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며 웃었다. 
우리은행의 주축인 양지희(32)와 임영희(36)는 30대 노장이다. 위성우 감독은 노장들을 배려해 올 시즌 다소(?)의 자율권을 부여했다고 한다. 선수들이 위 감독을 살살 밟았던 이유. 
박혜진은 “우승 후에 감독님을 밟는 것은 팀의 전통이 됐다. 올해는 세게 밟지 않았다. 감독님을 밟는 것보다 당분간 얼굴을 당분간 안 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안 받는 길이다. 빨리 헤어지고 싶다”며 웃었다. 
위성우 감독의 선수단 관리는 엄격하고 냉정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다른 구단에서도 위 감독의 시스템을 롤모델로 삼을 정도다.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려운 법이다. 위 감독은 “다른 팀도 우리 팀을 롤모델로 삼아 훈련도 많이 시킨다고 들었다. 선수들도 이제 연차가 있다 보니 너무 강압적으로 하기보다 대화를 많이 했다. 나도 여유가 생겼고 많이 배운 한 해였다”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선수시절 위성우 감독은 평범한 식스맨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자프로농구계에서 그는 최고의 명장반열에 올랐다. 그는 “선수시절 선후배들 중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내가 실력은 부족해도 운동은 더 열심히 했다. 그런 부분이 오늘날의 나를 있게 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고 힘줘 말했다. 
과연 우리은행은 언제까지 정상을 지킬 수 있을까. 통합 4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의 다음 목표는 신한은행이 갖고 있는 통합 6연패 일까. 위 감독은 “첫 해 우승할 때는 두 번째 시즌을 지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6연패라면 앞으로 2년을 더 봐야하는데 옳지 않다. 내가 너무 힘들다. 우승하고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은 가져가야 한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한다고 생각. 지금 5연패, 6연패에 대한 스트레스는 하나도 안 받고 있다”며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부천=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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