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명우-노재욱, 세터에서 엇갈리는 챔프전 희비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3.21 05: 50

OK저축은행, 곽명우의 깜짝 활약으로 상승세
노재욱 부진 탈출에 달린 현대캐피탈의 운명
세터 맞대결에서 챔피언결정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은 20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시몬의 맹공과 토종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0의 완승을 거뒀다. OK저축은행은 열세 예상을 뒤엎고 현대캐피탈에 먼저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예상대로 세터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OK 저축은행 곽명우와 현대캐피탈 노재욱은 성균관대학교 1년 선후배 사이다. 게다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공통점. 곽명우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잠깐 출전했던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주전 세터 이민규과 부상으로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하며 주전 기회를 잡았다. 노재욱은 올 시즌이 첫 챔피언결정전 출전이다.
세터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곽명우는 첫 2경기에서 그 부담감을 이겨낸 반면 노재욱은 흔들렸다. 곽명우는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안정된 토스로 공격을 이끌었다. 정확한 타이밍의 토스로 현대캐피탈을 공략했다. 시몬뿐만 아니라 송명근, 한상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득점을 올렸다.
곽명우는 부담감을 잊고 공격수들을 믿었다. 그는 경기 후 “지시한 대로 잘 됐다. 공격수들이 안 좋은 공도 잘 때려줬다. 그러다보니 부담이 없었다”면서 “선수들을 많이 믿는 것 같다. 서로 도와주다 보니 분위기가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또한 특별한 공격보다는 안정성을 강조했다. 곽명우는 “단순하게 하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주는 것보단 일정한 타점에서 안정적으로 토스를 해주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큰 경기 경험이 없는 노재욱의 부담감은 여전했다. 최태웅 감독은 2차전에 앞서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주문했으나 정상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노재욱은 현대캐피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역대 최다인 18연승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노재욱의 영리한 토스 덕분이었다. 하지만 1,2차전에선 정규리그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1차전에선 오레올에게 공이 몰렸고, 2차전에선 토스가 정확하지 못했다. 높게 혹은 낮게 토스가 이루어지면서 오레올, 문성민 등 주포들이 공을 제대로 때릴 수 없었다. 또한 OK저축은행의 블로킹에 막히면서 완패를 당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세터 싸움에서 완벽히 이겼다”라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은 팀의 핵심인 노재욱이 부진하니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제 OK저축은행은 1승만을 남겨뒀다. 현대캐피탈은 우승을 위해서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 남은 경기에서도 역시 세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곽명우가 첫 2경기처럼 활약해준다면 OK저축은행은 우승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노재욱이 살아나야 한다. 정규리그 때의 페이스를 찾고 팀이 기세를 올린다면 챔피언결정전의 향방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세터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챔피언결정전. 과연 마지막에 누가 웃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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