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일 삼성과의 시범경기에서 1-4 패배를 당하며 10위로 떨어졌다.
넥센은 전날인 19일 삼성을 7-3으로 꺾고 고척돔 첫 승을 거두며 시범경기 탈꼴찌에 성공했으나 20일 패하면서 다시 하루만에 최하위 자리를 되찾았다. 타선이 단 1안타에 그치면서 이기기 힘든 경기를 했다. 이번 주에만 1안타 경기가 2번째.
아직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주전 타자들이 대부분 출장했고 상대는 대체 선발(김기태)이었으며 삼성의 필승조만 출격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볼 때 타격에서는 실망스러운 경기다. 중심타선의 공백은 단숨에 극복하기에 어려운 일이었다. 2승1무7패와 10위라는 성적은 넥센이 위치하기에 아직 어색하기도 하다.

이장석 대표와 염경엽 감독 역시 올해 팀 성적을 현실적으로 높게 바라보고 있지 않다. 유망주들을 키우고 팀 체질을 개선해 2~3년 후를 바라보겠다는 것이 팀의 생각. 그리고 그 팀 체질이 점차 바뀔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는 점은 올 시즌을 조금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염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진에게 공격적인 피칭을 독려했다. '타자와 투구수 3구 안에 승부하기'를 오키나와 캠프 미션으로 내걸었을 정도. 이와 함께 볼넷 줄이기도 과제 중 하나였다. 결국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 효율적인 투구를 하자는 것이 캠프 목표였다.
그 결과인지 넥센은 이번 시범경기 10경기에서 이닝당 투구수 15.16개로 가장 적다. 10위인 KIA(17.91)와 큰 차이까지는 아니지만 이상적인 투구수(15개)에 가까운 수치다. 볼넷도 이닝 당 0.21개로 최소 1위를 기록 중. 넥센과 애증의 관계인 볼넷과 점차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비 시간이 짧아지면서 넥센의 시범경기 실책은 10경기 동안 단 2개(최소 1위)에 불과하다. 새 홈구장인 고척돔을 사용하면서도, 지난해 팀 실책 최소 8위(110개)를 기록했던 것과 다르게 높은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넓어진 외야로 인해 수비의 중요성이 커진 고척돔에서는 긍정적인 일이다.
염 감독은 20일 삼성전을 앞두고 "지금 안타 하나 맞고 안 맞고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캠프 때 해왔던 대로 볼넷 줄이고 투구수 줄이는 연습, 실책 없는 연습을 실전에서도 보이고 있는 부분이 만족스럽다"고 선수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염 감독은 "투구수가 줄어든 것과 실책이 감소한 부분이 연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했던 타선을 다시 되찾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싹 사라진 필승조를 재창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당장 넥센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부분부터 다져나가는 일이다. 볼넷 줄이기와 수비 늘리기 역시 그 안에서 중요한 부분이기에 넥센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