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이어 시범경기서도 맹활약
다른 팀에 가면 주전도 가능하다는 평가
두산 베어스의 공격형 포수 자원인 박세혁(26)이 시범경기를 통해 더 쑥쑥 자라고 있다.

팀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미스터 미야자키(스프링캠프 MVP)에 뽑혔던 박세혁은 시범경기에 들어와서도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출루율 5할4푼5리로 뜨겁다. 포수 마스크를 쓸 때는 강한 어깨를 과시하고 있고, 타석에서는 삼진 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3개를 얻었다. 몸에 맞는 볼이 벌써 4개나 나왔지만 개의치 않고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고 있다.
제대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버지인 박철우 타격코치와 한 팀에서 뛰게 됐다는 점이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실력으로 관심을 끈다. 상무에서부터 큰 폭의 기량 발전을 보여 이제 그를 인터뷰할 때 굳이 박 코치 이야기부터 꺼내지는 않아도 된다.
가족과 한 팀에서 생활하는 것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박세혁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것에) 이제 적응됐다. 야구장에서는 코치님이라고 생각한다. 집에서도 따로 야구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어릴 때부터 나를 보셔서 좋지 않은 것을 보시면 한 마디씩 간단히 말씀해주신다”고 말했다.
백업으로 머무르기는 아까운 실력이란 평가가 많다. 제대 당시 상무의 박치왕 감독은 “세혁이는 (두산이 아닌)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다”라고 극찬했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 역시 최근 그를 1군 엔트리에 포함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엔트리에 포함되는 정도가 아니다. 다른 팀에 가면 주전도 될 수 있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본인은 아직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군대에서 많이 늘어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은데 아직 많이 모자라다고 생각한다. 신인과 같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하면 1군 엔트리에 들어가고,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재훈이와 함께 잘해서 (양)의지 형의 빈자리를 메워 팀이 강해질 수 있으면 좋은 것이다”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가장 좋아진 부분은 실전 감각 배양을 통한 자신감 향상이다. 박세혁은 “상무에서 2년간 160경기 정도를 뛰었는데, 연습도 좋지만 실전에서 많이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기술적인 면이 많이 좋아졌고, 투수와 싸우는 것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여유가 약간 생겼다. 정신적으로는 전보다 강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슬럼프에 빠져도 이를 의식하지 않을 정도로 정신력은 강해졌다. 박세혁은 “슬럼프가 왔을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좋지 않더라도 자신감 있게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잘될 때도 언제 페이스가 내려갈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잘될 때는 (걱정하지 않고) 좋은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가려 한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긍정적인 마인드다.
“초구부터 과감히 돌려야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유리한 카운트에 타격해야 한다”는 타격 지론을 가지고 있는 그는 “포수는 수비가 주다. 방망이는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로 수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스스로도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고 했지만, 강인권 배터리코치가 주도하는 고된 훈련 속에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두산 안방은 지난해 발가락 부상을 당한 양의지의 상태가 불안요소지만, 든든한 백업 박세혁의 존재감은 크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