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상에서의 적극적 움직임 달라져
거포 중심의 팀에 세밀함 입히기 위한 과정
롯데의 발야구는 과연 지금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롯데의 발야구가 과감함과 무모함을 사이에 두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도록 선수들에 주문하고 있다. “우리는 전 선수가 그린라이트다”고 말하는 것에서 조 감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선수들 역시 조 감독의 바람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롯데가 정적이었던 팀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 시범경기에서 롯데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일단 누상에서 움직임 자체가 많아졌다. 상대 배터리를 흔들려는 의도는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단타를 치더라도 어떻게든 2루까지는 노리는 적극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이를 통해서 득점을 만들고 상대를 더욱 압박하는 효과는 충분했다.
그러나 공격적이고 과감한 주루플레이와 무모한 주루플레이는 한 끗 차이다. 주자를 득점권에 놓을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아웃카운트에 대한 위험부담도 동시에 품어야 한다.
현재 롯데의 모습은 공격적이긴 하나 다소 무모한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11번의 시범경기에서 1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도루 실패는 이보다 많은 12개다. 도루 성공률이 45.5%에 불과하다. 단독 도루보단 작전이 걸렸을 때 타자와 주자의 작전 수행 능력에도 다소 문제가 있었다. 아울러 현재 시범경기에서 7명의 주자가 누상에서 횡사 당했다. 냉철한 판단보단 의욕이 앞섰다.
특히 지난 17일 NC전, 20일 한화전에선 공격적이었다기 보단 무모한 주루플레이가 발목을 잡았다. 17일 경기에선 2-2로 맞선 9회말 무사 1루에서 대주자 정훈의 도루 실패로 아웃카운트를 늘린 뒤 이우민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손용석의 3루수 직선타때 이우민이 횡사 당하며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20일 경기에서도 0-1로 뒤진 9회말 2사 1루에서 문규현이 안타로 나갔지만 2루를 노리다 아웃되며 경기가 마무리 됐다.
아직까지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도전적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규시즌에서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롯데가 거포 유형의 선수들로 선수단이 구성되어 있는 만큼 주루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낼 수 있는 선수 조합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롯데에서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선수는 짐 아두치, 황재균, 정훈, 오승택, 이우민 등이 있다. 아두치와 황재균은 시범경기에서 각각 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동안 롯데는 한 방이 터지지 않을 때, 1점이 필요한 승부에서 세밀함을 찾기가 힘들었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극단적으로 팀 컬러를 바꾸는 것은 지양했다. 장타력을 갖춘 팀 컬러를 유지하되 공격적으로 한 발짝 더 뛰는 주루를 덧입히려고 한다. 아직까지는 테스트 과정. 롯데의 발야구가 과감함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무모한 도전으로 남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