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의 의도와 달랐던 전북의 긴 패스 운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3.21 05: 59

"수비라인에서 불투명한 처리가 됐다".
2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는 0-0으로 끝났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바라던 결과는 아니다. 골을 넣지 못하고 비긴 최 감독은 "0-0 결과는 양 팀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다"며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은 나쁘지 않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소화한 만큼 내용과 결과에서 상승세를 탔어야 했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북은 전반 초반 울산의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긴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이 좋지 못했다. 전북이 시도한 긴 패스는 울산에 의해 대부분 끊겼다. 이 때문에 전반 15분까지 전북의 점유율은 27%에 그쳤다. 전북의 공격 횟수도 크게 줄었고, 첫 슈팅이 전반 18분에서야 나왔다. 누가 보더라도 울산에 의해 전북이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전북이 시도한 긴 패스는 최강희 감독이 주문한 것이 아니다. 전북이 울산의 강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한 결과물이다. 전북은 울산의 강한 전방 압박에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시도하지 못했다. 의도한 바는 짧고 빠른 패스로 전진하는 것이었지만, 의도와 달리 전북은 공을 걷어내는데 바빴다. 설상가상 전북의 발을 떠난 공은 울산이 다시 잡았다.
자칫 선발로 출전한 김신욱을 맹목적으로 노린 패스로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시즌 시작 전부터 김신욱을 향한 긴 패스 위주의 패스 플레이가 나오지 않도록 주문하고 있다. 만약 김신욱을 향한 긴 패스를 노렸다면, 크로스 능력보다 돌파 능력이 좋은 한교원을 측면에 선발로 내세우지 않았을 것이다.
최 감독은 "초반을 중요하게 여겨 선수들에게 주문을 했다. 그러나 수비에서 불투명한 처리가 됐다. 우리쪽에 공이 전달이 안 됐다. 수비라인에서 여유있게 처리하지 못해 점유율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수비에서부터 짧은 패스 플레이로 공격을 전개하길 원했지만 그러지 못한 셈이다. 결국 전북은 타깃 없이 공을 길게 차내는데 그쳤고 경기 초반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물론 전북이 경기 내내 어려움을 겪은 건 아니다. 전반 후반에 울산의 압박에서 여유를 되찾으면서 원하던 모습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긴 패스도 줄어들었다. 긴 패스 이외에도 짧은 패스 플레이가 나오자, 김신욱을 향한 울산의 집중 견제도 약해졌다. 자연스럽게 전북의 긴 패스 공격도 먹히기 시작했다. 다만 결정을 짓지 못했다. 최 감독은 "상승세일 때 결정을 짓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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