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남은 6번 시범경기 통해 개막전 엔트리 결정
외야 한 자리·주전 2루수·마무리 투수·개막전 유격수·5선발 내부경쟁 진행
LG 트윈스의 내부경쟁이 종착역에 다가가고 있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7일 수원 kt전에 앞서 “마지막 6경기에선 주전 멤버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며 이번 주 전력구상을 마무리할 뜻을 전했다.

LG는 큰 변화 속에서 2016시즌을 준비해왔다. 주전 2루수와 외야 한 자리, 그리고 마무리투수까지 세 자리를 비워둔 채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지며, 개막전 주전유격수 자리까지 격전지가 됐다. 지난해까지는 주전 선수들이 정해진 상태로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선수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구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야말로 무한경쟁이다. 지난 11번의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LG의 내부경쟁 상황을 돌아본다.
▲ 최대격전지 외야진, 이천웅·채은성 돋보여
이병규(7번)와 임훈은 이미 주전을 확정지었다. 부상으로 실망스러운 2015시즌을 보낸 이병규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해결사로 부활했다. 임훈은 공수에서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중견수 혹은 우익수 한 자리를 놓고 이천웅 채은성 안익훈 문선재 이형종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약 20경기를 보면, 이천웅과 채은성이 돋보인다. 이천웅은 시범경기 기간 타율 3할7푼5리, 채은성도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천웅과 채은성 모두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수비에 붙었던 물음표를 지웠다.
군 입대 전 외야수비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천웅은 경찰청 복무를 통해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하는 수비력을 갖췄다. 채은성도 지난해보다 타구판단 능력이 부쩍 향상됐다. 어려운 펜스플레이도 능숙하게 처리한다. 컨택은 이천웅, 장타력은 채은성이 근소하게 앞선다는 내부평가. 이천웅이 좌타자, 채은성은 우타자인 만큼, 정규시즌에는 상대투수에 따라 번갈아 선발출장할 수도 있다.
▲ 정주현, 주전 2루수로 도약하나
주전 외야수 한 자리를 놓고 20대 선수들이 경쟁했다면, 2루수는 정주현과 손주인, 신구 대결구도가 그려졌다. 일단 수비에선 손주인이 안정적이란 평가.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공격력을 보면 정주현이 손주인을 크게 앞서고 있다. 정주현이 타율 4할(15타수 6안타) 3도루로 그라운드를 휘저은 반면, 손주인은 12타수 무안타로 무거운 침묵에 빠졌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정주현을 두고 “주현이가 상무에서 2년 동안 훈련을 굉장히 많이 했다. 새로운 것을 터득하기 보다는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꾸준히 갈고 닦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 앞서 잠실구장에서 타격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는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주현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유지현 주루코치 또한 “우리 팀에서 스피드는 주현이가 가장 빠르다. 올해 우리가 추구하는 역동적인 야구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정주현이 주전으로 나설 경우, 팀 내 최다도루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뉴 클로저 오디션, 시범경기 끝까지 가봐야 안다
더블스토퍼나 집단마무리는 없다. 임정우와 정찬헌 중 한 명이 2016시즌 LG의 마무리투수다. 결과는 시범경기가 모두 끝나야 나온다. 양상문 감독은 “정우와 찬헌이 중 누구가 마무리투수가 될지는 시범경기가 다 끝나고 정할 것이다”며 새 마무리투수를 두고 마지막까지 고심할 뜻을 보였다.
지금까지 과정은 엎치락뒤치락이다. 시범경기 초반만 해도 임정우가 앞섰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삼자범퇴 행진을 했고, 시범경기 첫 주까지 평균자책점 0을 찍었다. 그러나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과 18일 수원 kt전에서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반면 정찬헌은 개막이 다가오자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초반만 해도 허리통증으로 고전했으나, 최근 구속과 구위가 모두 올라갔다. 커브 로케이션만 돌아온다면,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6경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임정우와 정찬헌은 번갈아 경기에 나서며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다가오는 삼성 넥센 두산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야 개막전 클로저가 된다.
▲ 개막전 유격수, 안정감에서 장준원이 우위
오지환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장준원과 강승호가 개막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지금까지만 보면 장준원이 우위를 점한 상황. 수비범위에선 강승호가 낫다는 내부평가가 있으나, 장준원은 실책 0개, 강승호는 실책 2개를 범했다. 타격에서도 장준원이 9타수 3안타(0.333), 강승호는 17타수 3안타(0.176)로 차이가 난다.
LG는 올 시즌 이후 오지환의 군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때문에 장준원과 강승호 중 한 명이 2017시즌부터 2년 동안 주전 유격수로 자리할 확률이 높다. 어쩌면 4월 1일 개막전 주전 유격수가 ‘넥스트 오지환’이 될지도 모른다. 한편 오지환은 무릎부상에서 빠르게 회복, 늦어도 4월 중순에는 돌아올 전망이다.
▲ 5선발 봉중근, 이번 주 등판에서 희망 쏠까
5선발 경쟁도 마무리투수처럼 혼전이다. 이준형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고, 윤지웅은 불펜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봉중근이 이번 주 시범경기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선발투수로 나선 봉중근은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2016시즌을 준비했다. 신예선수들만 나서는 마무리캠프에 자진 참가했고, 12월에는 괌에서 개인훈련에 열중했다. 스프링캠프서도 혹독한 훈련으로 10kg 이상을 감량,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을 때의 몸무게로 돌아왔다.
하지만 봉중근은 스프링캠프 막바지 허벅지 통증을 느끼면서 실전 등판 일정이 미뤄졌다. 봉중근의 다가오는 선발 등판 결과에 따라 LG 선발진의 무게가 결정될 것이다.
한편 LG는 오는 22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2연전을 치른 후 마침내 잠실구장으로 복귀, 잠실 4연전과 함께 시범경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