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내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이정협(25, 울산 현대)의 얼굴이 밝지 못하다. 울산 이적 이후 나선 2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신욱(전북 현대)의 공백을 메워야 하지만 아직 골이 없다. 그러나 나아짐이 보인다. 울산 윤정환 감독도 "계속해서 발전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기대하고 있다.
20일 전북과 홈경기는 앞서 치른 상주 상무와 원정경기와 전혀 달랐다. 이정협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41분에는 빠른 침투로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만들었다. 공은 골 포스트를 살짝 벗어났지만 이정협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경기 후 만난 이정협은 시무룩했다. 그는 "골을 넣으려고 욕심을 부리다보니 안 들어갔다"며 "내가 집중을 했어야 했다. 집중을 하지 못해서 골을 못 넣은 것이다. 팀과 감독님께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정환 감독은 이정협이 그런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이정협을 괴롭힌다는 것. 이정협은 "감독님께서 항상 부담을 갖지 말라고 하신다. 많이 뛰고 팀을 위한 희생 플레이를 주문하신다"고 설명했다.
전북전을 마친 이정협은 21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울산에서의 부진을 떨쳐내고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기세를 울산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이정협은 "대표팀은 영광스러운 자리다. 내 역할을 해내야 한다. 최전방에서 내 역할을 보여준다면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다. 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