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히메네스, LG 악순환 마침표 찍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3.21 16: 00

LG, 매년 주전포수·외국인타자 교체
FA영입 정상호와 2년차 히메네스, 시범경기 통해 맹활약 청신호
올해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것인가.

LG 트윈스는 항상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4년 동안 매 시즌 주전포수가 바뀌었다. 모두가 외국인타자를 쓰기 시작한 2014시즌부터는 2년 동안 세 명(조시벨, 스나이더, 한나한)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자연스레 시즌 전 구상도 흔들렸다. 2013시즌과 2014시즌 혼돈 속에서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뤘으나, 지난해에는 반등 없이 9위로 시즌을 마쳤다. 공수의 중심을 잡아야 할 두 자리가 흔들리면서, 꾸준함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됐다.
결국 LG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내부성찰을 통해 작년 겨울 3년 만에 외부영입을 이뤘다.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도루저지에 능한 정상호와 FA 계약을 체결, 앞으로 3, 4년을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안방마님을 데려왔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루이스 히메네스와는 ‘플러스 1년’ 옵션 계약을 시행했다. 비록 히메네스가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리기도 했으나, 빼어난 3루 수비력과 시즌 막바지 맹활약, 그리고 융화력을 높게 평가했다. 무엇보다 히메네스는 시즌이 종료됐음에도 이천에 남아 훈련하며 한국에서 성공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LG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정상호가 투수진과 포수진의 리더 역할을 하면서 도루저지율 3할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히메네스가 클린업에서 20홈런·90타점 이상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 두 개만 이뤄져도 LG는 지난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경기를 할 수 있다. 
2015시즌 LG는 주전포수로 가장 많이 출장한 유강남이 도루저지율 1할9푼4리에 그쳤다. 거의 무주공산으로 2루를 내주며 투수와 포수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공격력도 최하위권이었다. 팀 타율 2할6푼9리 (9위)·팀 홈런 114개(10위)·경기당 득점 4.54점(9위)을 기록했다. 
일단 정상호와 히메네스 모두 시범경기에서 청신호를 쏘고 있다. 정상호는 이미 상대의 7번의 도루 시도 중 3번을 잡아내 도루저지율 4할2푼9리를 기록했다. 정상호는 2007시즌부터 2009시즌까지 9년 동안 도루저지율이 3할4푼5리에 달한다. 양상문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확실히 공이 나가는 게 다르다”며 정상호의 도루저지가 올 시즌 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 봤다. 
히메네스는 6번의 시범경기서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2홈런 1도루 7타점 OPS 1.767을 기록했다. 표본이 적지만, 히메네스의 2015시즌 막바지 성적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히메네스는 작년 8월부터 치른 41경기서 타율 3할6푼8리 7홈런 6도루 30타점 OPS 0.978을 찍었다. 7월 한 달 동안 슬럼프에 시달리자 이천행을 자청했고, 스윙시 상체가 크게 흔들렸던 부분을 수정했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 기간 “히메네스는 올해 작년보다 더 잘 할 것이다. 작년에 히메네스와 고생도 고민도 많이 했는데 올해 자신의 능력을 더 잘 살릴 수 있으리라 본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렸다. 
물론 결과는 시즌이 끝나야 나온다. 만일 올해도 주전포수와 외국인타자 두 자리가 흔들리면, 혼란과 실패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반대로 정상호와 히메네스가 기대치를 충족시키면, 이전과 다르게 기복 없는 시즌을 보낼 수 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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