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조 잭슨을 가라앉힌 추일승 한마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3.22 06: 02

지나친 흥분은 화를 부른다. 조 잭슨(24, 오리온)의 마인드컨트롤이 변수로 떠올랐다. 
고양 오리온은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전주 KCC를 99-71로 누르고 승리했다. 1승 1패로 균형을 이룬 오리온은 고양에서 열리는 3,4차전에서 시리즈 역전을 노린다. 
오리온은 15점차 까지 이겼던 경기를 48-43으로 쫓기며 전반전을 마쳤다. 잭슨은 전태풍과의 ‘트래쉬토킹’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학파’ 최진수가 잭슨을 말리며 진정시켰다. 항상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포인트가드가 흥분하면 팀에 독이다. 

3쿼터 잭슨은 냉정을 되찾았다. 잭슨은 3쿼터에만 11점을 몰아쳤다. 속공에서 그의 스피드를 따를 자가 없었다. 다소 무리다 싶은 3점슛까지 3개가 림에 꽂혔다. 오리온이 승기를 잡은 결정력은 잭슨의 힘이었다. 4쿼터 막판 잭슨은 김태홍을 앞에 두고 ‘인유어페이스’ 덩크슛까지 작렬해 승부를 갈랐다. 
경기 후 잭슨은 “전반전 쫓기는 분위기였다. 3쿼터에서 내 경기를 하려고 했다. 분발하려고 했다. 전태풍과는 그냥 트래쉬토킹이었다. 별거 아니었다. 경기에 집중했다. KCC가 모비스와 비교하면 그렇게 수비가 좋은 팀은 아니다. 어떤 수비를 하는지 알아내려고 했다. 방법을 찾으려고 했을 뿐이다. 우리 동료들이 슛을 쏠 수 있도록 했다”고 평했다. 
잭슨은 잘할 때도 지나치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날 잭슨은 속공에서 지나칠 정도로 3점슛을 많이 쐈다. 또 그는 막판 덩크슛을 한 뒤 KCC 벤치를 노려봤다. 그 상황을 묻자 잭슨은 “맞다. 그랬다. 감정적인 것은 아니고 감정을 배출하고 싶었다. 별다른 의도는 없다. 한국에서 트래쉬토킹을 많이 하지 않는다. 가끔 맞대응을 한다. 한국심판들이 트래쉬토킹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파울을 줄 수 있기에) 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잘할 때 지나치게 흥분하고, 못할 때 짜증내는 잭슨의 감정은 불안요소임이 틀림없다. 추일승 감독은 “애도 아니고 잭슨이 매일 나에게 혼난다. 우습다. 본인이 넘어야 할 과제다. 동료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순간적으로 본능적으로 나온다. 게임에 영향을 안 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반전 끝나고 잭슨에게 무슨 말을 했냐고 물으니 추 감독은 “찬물을 줬다”고 했다. 찬물 마시고 정신을 차리라는 말이었다. 
잭슨은 “항상 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부담은 갖지 않는다. 슛을 미스해도 그냥 백코트 한다. 감독님이 내게 많이 말을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동료들도 잭슨에게 할 말이 많다. 김동욱은 “한국선수들이 잭슨 성격을 안다. 오늘도 잭슨이 오펜스파울을 2-3개 했다. 잭슨이 잘 알고 해야 한다. 누가 들어오든 잭슨을 계속 건드릴 것이다. 본인이 흥분을 안하고 즐기면서 (상대 거친 수비를) 이용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잭슨의 실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감정에 따라 기복이 있는 것은 선수로서 단점이다. 잭슨은 “감정에 따라 기복이 심한 것은 모든 선수가 다 똑같다. 에너지를 갖고 긍정적으로 해야 한다. 농구는 그런 스포츠”라고 해명했다. 
잭슨의 대활약에 KCC 수비는 붕괴됐다. 자신감을 잃은 김태술과 신명호로 잭슨을 제어하기 쉽지 않다. 잭슨은 “신명호가 명확하게 한국선수 중 가장 수비가 좋은 선수다. 사실 코트에서 상대선수를 잘 보지 않는다. 내 플레이에 신경을 쓴다. 수비수가 누군지 잘 모른다”면서 신명호의 수비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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