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35)과 안지만(33)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다. 사법 처리 보류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삼성 구단은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왔다. 류중일 감독은 두 선수를 시범경기에 출전시키려는 뜻을 밝혔다가 경찰 수사와 여론을 의식해 "아직 때가 아니다"고 잠정 보류했다.
그런데 두 선수의 도박 혐의를 수사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의 이상원 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핵심 피의자가 외국에서 입국하지 않은 탓에 진행이 늦어져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수 보호를 위해 참고인 중지를 시키든지 빨리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참고인 중지란 주요 참고인을 소환하지 못해 피의자의 혐의 사실이 소명되지 않을 때 사법처리를 잠시 보류하는 결정이다. 두 선수가 혐의를 받고 있는 마카오 정킷방(VIP를 대상으로 따로 마련한 도박방) 운영자 등 주요 피의자들이 도피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이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면 두 선수에 대한 수사는 보류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5개월 가까이 사법당국의 발표를 기다려왔다. 임창용(무적)과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혐의를 인정,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된 것과는 달리 윤성환과 안지만은 아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브리핑에서 두 선수의 수사와 관련된 방향이 나왔다. 그동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사 중이다. 주범들이 해외로 도피해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되풀이해왔다. 주범들을 언제 검거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를 답보상태로 두기는 어렵게 됐다.
만약 경찰의 공식 발표로 사법처리가 보류된다면 두 선수가 시범경기나 정규시즌에 출장하는 데 문제가 없어진다. 혐의가 입증된 것도 아니고, 수사 자체가 보류된 상태에서 선수의 출장을 무작정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물론 도박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도의적인 책임을 묻는 비난 여론은 선수 개인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수사 당국만 쳐다보고 있던 삼성이 두 선수의 거취를 결정하는 데 변화가 곧 생길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