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수비, 1루수로만 출장해
타격이 우선, 3루·포수 카드 보류
화제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한화)의 3루 수비 또는 포수 마스크를 볼 수 있을까. 이제 시범경기도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 한화는 로사리오를 1루수와 지명타자로 포지션을 거의 굳힌 듯하다.

로사리오는 시범경기 6게임에서 22타수 7안타 타율 3할1푼8리 1홈런 4타점 4득점 1도루로 비교적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LG전에 대전 홈구장 장외로 넘어가는 대형 홈런을 신고했고, 19일 롯데전에도 사직구장 중앙 펜스를 직격하는 큼지막한 2루타로 무시무시한 파워를 과시했다.
또 하나 관심을 모았던 수비 포지션은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다. 6경기 중 2경기를 지명타자로 출장했고, 나머지 4경기에서는 29이닝 동안 1루 수비만 봤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를 봤고, 한화와 계약 당시에는 3루수로 활용도가 검토됐지만 결국 1루수·지명타자로 역할이 제한되고 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가 1루 수비를 잘한다. 그 정도 글러브 질이라면 3루도 가능하겠다. 포수 출신이라 어깨도 좋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아직 1루 베이스커버와 같은 팀플레이는 섬세하지 못하고, 수비 범위 자체가 넓은 편은 아니다. 1루수 외 나머지 수비 카드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다.
김성근 감독은 로사리오의 3루 또는 포수 수비를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방망이 잘 치는 것이 먼저다. 정규시즌에도 그대로 잘 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비도 중요하지만 로사리오의 강점인 타격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수비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타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한화에는 과거 수비 스트레스로 장점인 타격마저 죽어버린 선수들이 몇몇 있었다. 2004년 엔젤 페냐는 40경기에서 홈런 9개로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3루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 중도 퇴출됐다. 2009년 시즌 중 퇴출된 빅터 디아즈도 62경기 홈런 15개로 파워가 돋보였지만, 어설픈 외야 수비 때문에 타격까지 무너진 케이스였다. 그들을 기억하는 한화 관계자들은 "수비 스트레스가 심해 타격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김성근 감독도 로사리오의 타격을 살리기 위해 무리하게 수비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팀의 최대 약점 중 하나로 수비를 언급한 김 감독에게 로사리오가 3루에 들어가는 것은 큰 모험이기도 하다. 로사리오의 장점을 살리되 3루·포수 자리는 국내 선수들로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3루에서는 신성현이 공수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으로 김 감독의 눈에 들었다. 포수 자리는 최고참 조인성이 건재하고, 차일목·허도환이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공수에서 가장 달라진 포지션이다. 굳이 포수 로사리오 카드에 매달릴 필요 없다. 지금처럼 로사리오는 타격에서 자신의 강력함을 보여주면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