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의외의 선택을 했다.
넥센은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6 타이어배으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채태인을 받는 대신 우완 언더핸드 김대우를 내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은 올 시즌 필승조 자원을 잃는 대신 공격력을 강화했다.
박병호(미네소타)와 유한준(kt)이 빠져나간 넥센의 전력 이탈을 봤을 때 채태인의 영입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트레이드가 놀라운 것은 최근까지 이장석 대표와 염경엽 감독을 입을 모아 말했던 팀의 육성 방향과 반대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필승기원제에 참석한 뒤 "올 시즌 성적에 대한 기대치는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높지 않다. 올해는 2011년부터 뽑은 유망주들이 성장할 기회를 많이 줄 것이다. 올해는 성적보다 과정에 훨씬 관심이 많다"라고 말했다. 대표가 직접 리빌딩 기간임을 선언한 것.
염 감독 역시 시범경기 동안 누누이 "올해 성적보다는 2~3년 뒤가 중요하다. 지금 키우는 선수들 중 몇 명이 좋은 성적을 내고 아팠던 선수들이 돌아오면 2~3년 후에는 팀이 원하는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올해 목표는 우승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넥센은 올해 한국나이로 35살인 베테랑 야수를 영입했다. 그것도 염 감독이 애지중지 몇 년 동안 키워 올해 드디어 필승조로 쓰려 했던 투수를 내줬다. 윤석민, 장영석 등과 포지션 중복 문제도 있다. 넥센이 이런 트레이드를 통해 기대한 것은 무엇일까. 염 감독은 22일 트레이드 후 "주전과 백업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가지 가능성은 현재 주축 야수들의 연쇄 이탈로 부족해진 경험을 채워줄 연결고리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 채태인은 베테랑이지만 충분히 풀 시즌을 주전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어린 선수들만으로 라인업을 채웠을 때 모두가 '내가 쳐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본다면 이택근, 채태인 같은 베테랑 타자들이 중심을 잡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필승조는 나이가 확 올라갔다. 염 감독은 "김대우 대신 마정길이 그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했다. 당장의 육성 방향과는 맞지 않은 트레이드. 넥센이 올해 현실적인 기대치보다 더 높은 순위에 조금 더 욕심을 내는 것일지, 아니면 선수들의 육성에 필요한 과정이라고 판단할 것일지 관심을 모은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