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는 반가운 손님 하나가 경기장을 찾았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한동민(27, SK)이 그 주인공이었다.
한동민은 “감독님과 선수단에 잠시 인사를 하러 들렀다”라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도 반갑게 한동민을 맞이했다. 짧게 자른 머리와 간결해진 어투는 이미 군인이 다 되어 있었다. 상병 계급장을 단 한동민은 “군 복무가 6개월 정도 남았다”라고 웃어보였다.
한동민은 SK가 키우는 거포 자원이다. 2013년 혜성처럼 등장해 99경기에서 타율 2할6푼3리, 14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팀 중심타선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190㎝, 95㎏이라는 당당한 체구에서 나오는 장타력은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그러나 어깨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2014년에는 67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리고 시즌 뒤 상무에 입대했다.

첫 해 성적은 인상적이었다. 81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21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장타율은 0.642에 달했다. 최강 타선이라는 상무에서도 핵심적인 몫을 했다. 그런 한동민은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했다. 계속 아팠던 부분이었고 결국 칼을 댔다. 지금은 재활 중이다.
한동민은 “현재 재활 중이다. 5월 혹은 6월쯤 되면 실전에 다시 나가는 것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지루한 재활이지만 서서히 끝이 보인다는 것이 한동민의 이야기다. 오히려 한동민은 “너무 오래 쉬었다. 감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걱정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왕 이렇게 된 것, 구단은 확실히 재활을 하고 제대하길 바라고 있다.
이미 장타력은 입증이 됐다. 한 시즌 남짓이기는 하지만 실적도 있다. 외야와 1루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 최승준 김동엽 등 차세대 거포감들이 합류한 SK지만 박정권을 제외하면 좌타 거포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한동민은 큰 전략적 가치를 갖는다. 기대가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
한동민은 이런 기대감에 대해 다소간 부담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머지 군 생활을 성실히 하고, 재활을 잘해서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SK 타선 세대교체에 화룡점정을 찍을 거포가 서서히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