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오레올 까메호(30, 207㎝)가 V-리그 역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오레올의 활약을 앞세운 현대캐피탈도 승부를 4차전으로 몰고 갔다.
오레올은 2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OK저축은행과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6점을 올리며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여기에 후위 공격 5점, 블로킹 5점, 서브 4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자신의 두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배구에서 자주 나오는 트리플크라운이지만 이날 오레올의 트리플크라운은 좀 더 특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V-리그 남자부에서는 역대 총 103번의 트리플크라운이 나왔다. 그런데 챔피언결정전에서는 단 한 번도 트리플크라운이 없었다. 여자부에서는 네 차례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의외다. 결과적으로 오레올이 처음으로 깃발을 꽂은 셈이 됐다.

오레올은 기본적인 공격력은 물론, 리시브와 블로킹 등 다방면에서 만능 재주를 과시하며 현대캐피탈의 대히트작인 ‘스피드 배구’를 이끈 주역이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1·2차전에서 OK저축은행의 집요한 목적타에 고전했다. 강한 서브를 가까스로 받아 올린 뒤 다시 공격에 나서기는 다소 버거웠다.
그 탓에 오레올의 1차전 공격 성공률은 40%(26점)에 그쳤다. 2차전도 45%(11점)에 그치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이날은 사뭇 달랐다. 상대 목적타를 버티며 끝까지 힘을 썼고 해결사 몫도 했다. 3세트 24-23 진검승부에서는 시몬과 전위에서 맞붙어 끝내 세트를 마무리 짓기도 했다.
결국 팀 승리와 함께 트리플크라운이라는 대업도 썼다. 4세트 5-2 상황에서 송명근의 후위공격을 가로 막으며 트리플크라운까지 하나 모자랐던 블로킹을 마저 채웠다. 기세가 오른 오레올은 4세트에서도 꾸준한 모습으로 자기 몫을 하며 동료들과 함께 환호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안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