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승부를 3차전에서 끝내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중 나온 비디오 판독 상황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반드시 시리즈를 4차전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OK저축은행은 22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1세트를 잡았으나 나머지 세 세트를 내리 내주며 무너진 끝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역전패했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잡으며 기세를 올렸던 OK저축은행은 일격을 허용하며 우승 샴페인을 다음으로 미뤘다.
한편 이날 경기는 OK저축은행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 패배로 기록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5판을 모두 이겼고 올 시즌도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승을 기록 중이었다.

외국인 선수 시몬이 37점을 올리며 맹활약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저조했고 무엇보다 32개의 범실이 쏟아져 나오며 현대캐피탈(18개)에 비해 범실로만 14점을 더 헌납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본 모습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서브와 서브 리시브에서 확실한 차이가 났다고 본다"라면서 "곽명우가 잘해줬지만 리시브가 안 되는 토스는 어떤 세터가 와도 힘들다. 정성현이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비디오 판독 상황에서 위원장이 내려와 번복을 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합의판정을 하고 비디오판정까지 하지 않았나. 잘못됐다면 경기 후 징계를 내리든 해야 했다"라고 강하게 토로했다. 김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그걸 위원장이 왜 와서 정리를 하고 있나. 그렇다면 비디오 판독 하는 사람들은 왜 있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3세트 13-13에서 신영석의 플레이가 비디오판독 끝에 오버네트로 정정되자 최태웅 감독이 규칙 적용에 대한 재심을 요청했다. 당초 재심 요청이 기각됐으나 결국 위원장이 자리에 내려와 그간의 판단을 뒤집었다. 김 감독은 이런 상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심판 판정보다는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 감독도 위원장이 내려올 수 있다는 룰을 알지만 이미 상황이 종료된 상황에서 이를 뒤집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김 감독은 "4차전에도 지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쉬면서 풀어야 한다. 이 멤버를 가지고 열심히 했다. 욕심 부리기 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발목 통증을 호소한 시몬은 "들어가서 확인해 봐야 한다. 자기는 괜찮다고 하는데 안 좋으면 제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체적으로 플레이가 소심했다. 내 잘못이다"라며 4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