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테일에서 KT까지...'살아있는 화석' 고동빈, "한 수 앞만 본다"
OSEN 신연재 기자
발행 2016.03.23 07: 00

 스스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칭해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스코어’ 고동빈은 오랜 시간 LoL 판에 머무르고 있다. 다수의 1세대 게이머들이 은퇴 후 해설, 코치, 개인방송 BJ 등으로 전향한 가운데 ‘앰비션’ 강찬용, ‘매드라이프’ 홍민기 등과 함께 현재 리그에서 어린 선수들 못지 않은, 어쩌면 노련함을 더해 그들보다 더 활약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다.
그런 고동빈을 만나러 KT 롤스터 연습실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연습실로 돌아온 그는 스크림이 있기 전까지 짧은 시간 동안 OSEN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공식적으로 한국 서버를 오픈하기도 전인 2011년 10월 21일, 국내에서 최초로 LoL 프로 게임단 ‘스타테일’이 창단됐다. 대부분이 카오스 출신으로 구성된 스타테일, 그 안에 고동빈(당시 ‘조커’)이 있었다. 

“스타테일에서 처음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때에는 연습이나 생활 환경 모두 넉넉지 않았다. 그래도 그 경험 덕분에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것 같다.” LoL 프로게이머로 데뷔했던 시기를 회상한 고동빈은 “그 시절은 나의 원동력 같은 느낌이다”고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스타테일 해체 후 고동빈은 KT 롤스터 B에 원거리 딜러로 합류했다. 입단과 동시에 팀의 주장 자리를 꿰찼고 여전히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아마 멤버들 중에 할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날 뽑지 않았나 싶다”고 웃음지은 고동빈은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리더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LoL 판에서 주장은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맡고 있지 않아서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조지명식 참가나 귀찮은 일들을 도맡아 한다. 권한이나 권력 따윈 없다”고 전했다.
2015시즌, 롤챔스가 단일팀 체제로 변화하면서 KT 내부에서도 이적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 중심에는 정글러로 전향한 고동빈이 있었다.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지만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다. 정글러로 포지션을 변경하면서 연습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열심히 하다 보면 견딜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다.” 그 결과, 고동빈은 포지션 변경 후 첫 방송 무대에서 기대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당당히 합격점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최상위권 정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처럼 탑, 원딜을 거쳐 정글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매번 좋은 경기를 펼쳐온 고동빈에게 혹시 재능파가 아니냐는 농담 섞인 물음을 던지자 그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입으로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재능파가 맞는 것 같아요”라고 쑥스럽게 말한다.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그에게는 다소 이른 질문일 수도 있지만, 미래에 선수 생활을 마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한 수 앞만 보고 산다”고 말을 꺼낸 고동빈은 “미래를 그리기엔 지금 당장 바로 코 앞에 닥친 일이 너무 많다. 롤챔스부터 시작해서. 그리고 나는 선수가 정말 좋기 때문에 아직은 선수이고 싶다. 다른 꿈은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답했다.
롤챔스라는 단어가 나온 김에 포스트 시즌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의 롤챔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진에어에 대해서 고동빈은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모든 선수들이 잘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트레이스’ 여창동의 각성이 진에어의 질주에 가장 큰 발판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또한 포스트 시즌 진출 팀으로는 KT, ROX, SK텔레콤, 진에어를 먼저 꼽았다. “마지막 한자리는 삼성이나 CJ가 갈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박빙이다.”
포스트 시즌 전까지 KT에게 남은 경기는 총 5경기. 아프리카, ROX, CJ, SK텔레콤, 콩두가 그 상대다. 인터뷰 끝자락에 조심스레 들어본 고동빈의 남은 경기 예상 성적은 4승 1패였다. 과연 KT가 얼마나 빠르게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 지을 것인지 주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yj0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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