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유행하는 말로 '컷오프'가 임박했다. 개막 27인 로스터의 대략적인 윤곽을 그린 SK가 완성을 놓고 장고를 거듭 중이다. 시범경기 잔여 일정에서 남아 있는 5가지 물음에 답이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는 22일까지 시범경기 11경기를 치러 6승3패2무(승률 0.667)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선두 삼성(9승3패)에 1.5경기 뒤진 2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즌을 앞두고 최선의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전히 고민이 큰 쟁점도 적지 않다.
▲ 오리무중, 5선발은 누구야?

김광현, 메릴 켈리, 크리스 세든, 박종훈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확정이 됐다. 그런데 나머지 한 자리는 좀처럼 결정이 나지 않는다. 당초 김용희 SK 감독은 4명을 5선발 후보로 올렸다. 문광은 박민호 채병룡 이정담이 그들이다. 그러나 아직은 확실히 '튀는 못'이 없다는 평가다. 결국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문광은(3경기 평균자책점 3.72), 박민호(3경기 3.00)는 실제 선발로 몇 차례 출격해 기회를 얻었다. 다만 확실한 믿음을 심어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언제든지 선발로 쓸 수 있는 채병룡(4경기 0.00)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선발로 출격한 적이 없다는 점은 변수다. 이정담은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더 쓰임새가 있다는 평가다. 불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문광은 박민호가 마지막까지 경쟁할 전망인 가운데 이번 주에는 다크호스가 등장한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베테랑 우완 윤희상이다. 윤희상은 대만 캠프 마지막 등판이었던 NC 2군과의 경기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화끈한 무력시위를 했다. 이미 구속은 140㎞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 주전 2루수, 김성현은 자리 지킬까
올해 SK는 외국인 선수로 내야 자원인 헥터 고메즈를 뽑았다. 당초 2루로 쓸 생각이었지만 수비력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주전 유격수로 들어간다. 이에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였던 김성현이 2루로 자리를 옮긴다. 그런데 2루에서 흔들리고 있다. 물론 동작부터 글러브를 대는 방향까지 모두 반대라 2루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각은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시각은 냉정하다.
김 감독은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도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 실력이 부족하면 자리를 밀려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몇 차례 실책이 나온 뒤 SK의 2루를 이대수가 차지한 것은 강한 경고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주전은 모두 결정된 것으로 보였던 SK의 야수진에 변수가 생긴 것. 김성현이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치열한 백업 경쟁, 누가 이기나
김용희 감독은 투수 13명, 야수 14명으로 개막 엔트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야수진 백업은 포수 하나, 내야 둘, 외야 둘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전에 비해 이 백업 구도는 아직 확실히 드러나지 않았다. 시범경기 막판까지 경쟁을 해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개막전 로스터에 승선하게 된다.
포수진에서는 김민식 이현석, 내야에서는 이대수 유서준 최정민 조성모, 외야에서는 조동화 김재현 이진석 김동엽 박재상이 경쟁 중이다. 베테랑에 수비 쓰임새가 많은 조동화 이대수의 승선은 유력시되지만 나머지 세 자리는 아직도 미궁이라는 평가다. 1군 승선을 위한 선수들의 막판 스퍼트도 관심이다.

▲ 고메즈와 최승준, 개막 앞두고 살아날까
SK 타선은 지난해보다 확실히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캠프 때부터 괜찮은 기운이 돌았고 시범경기에서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마지막 퍼즐은 헥터 고메즈와 최승준이다. 두 선수는 올해 새롭게 가세한 자원들로 한 방이 있는 선수들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정확도는 아직 미지수다. 시범경기 성적을 봐도 그렇다.
고메즈는 8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에 머물고 있다. 삼진이 3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직 새로운 투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다. 너무 적극적인 스윙도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평가. '미완의 대기'인 최승준은 11경기에서 타율 1할3리로 역시 타율이 낮다. 여기에 삼진만 무려 18개를 당했다. 두 선수가 좋은 흐름에서 시즌에 돌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 공 들인 젊은 피, 베테랑만 자극했나
SK는 점진적인 세대교체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가고시마 특별캠프에서 젊은 피들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래서 개막 로스터에 얼마나 많은 신진급 선수들이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사다.
지금으로서는 베테랑 선수들이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는 형국이다. 야수진에는 2차 드래프트로 입단한 최승준, 두 포수 중 하나를 제외하면 확실히 27인 진입을 보장받은 선수가 없다. 오키나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유서준, 빠른 발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는 이진석 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기존 베테랑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야수진에 1990년대생이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
마운드에서도 정영일 이정담 등 군 제대 선수들에게 기대가 걸렸지만 역시 27인 진입은 장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선발 5명에 박희수 박정배 전유수 신재웅 김승회 채병룡까지 11명은 로스터 진입이 확정적이고 고효준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5선발 경쟁에서 탈락할 자원들까지 합치면 역시 젊은 피들의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