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선발진의 힘을 보여줬다. 그러나 불펜 난조로 승리를 가져가지는 못했다.
SK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메릴 켈리의 힘을 앞세워 리드했지만, 3-2로 앞서던 9회말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이우성에게 끝내기 투런홈런을 내줘 3-5로 역전패했다. SK는 시범경기 전적 6승 2무 4패가 됐다.
선제 투런홈런을 쳤던 이재원, 9회초 다시 앞서 나가는 홈런을 친 최승준과 함께 이날 SK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는 선발 켈리였다. 켈리는 6회말 2사까지 7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비자책) 호투했다. 켈리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 타자들은 쉽게 출루할 수 없었다.

이날 켈리의 최고 구속은 148km였다. 그는 포심에 투심, 커터까지 섞어 빠른 공의 궤적을 다양화했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구사했다. 실점이 있었던 3회말에는 투구 수가 늘어났으나, 4회말부터는 빠르게 타자들을 상대해 투구 수도 관리했다. 100개 가까이 던졌다면 7이닝 소화도 가능했다.
SK는 이날 이전까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3.16으로 10개 구단 중 삼성(3.12)에 이은 2위였다. 하지만 이날 삼성이 LG에 무려 11자책점을 허용한 반면 SK가 두산에 내준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다. SK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부문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켈리의 이러한 호투에도 불구하고 불펜이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아웃카운트 4개를 얻어내는 동안 3안타를 맞은 김태훈은 7회말 적절한 견제로 대주자 김동한을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럼에도 8회말 박정배는 동점을 허용했고, 9회초 최승준의 솔로홈런이 터진 뒤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도 리드를 지켜주지는 못했다.
특히 가장 유력한 마무리 후보인 박희수는 1점차 승부에서 블론 세이브를 하며 김용희 감독의 확실한 신임을 얻을 기회를 놓쳤다. 선두 김동한과의 승부에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전개해 나갔지만 8구 끝에 볼넷으로 타자를 출루시킨 그는 최주환의 중전안타에 1, 3루 위기를 맞았고, 허경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에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류지혁의 1루 땅볼에 흐름은 2사 2루로 변했다. 단타 하나에도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 박희수는 이우성을 만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며 카운트가 불리해졌고, 풀카운트에서 7구째 던진 공이 몸쪽 높은 코스에 걸려 경기를 끝내는 좌월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오프시즌 정우람과 윤길현이 떠난 SK의 불펜 고민을 함축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nick@osen.co.kr
[사진] 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