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맨 류지혁 깨운 메시지, ‘내키는 대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3.24 06: 17

 김태형 감독(두산 베어스)은 아직 개막 엔트리를 전부 정하지 못했다. 주전은 대부분 확정됐지만, 백업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생각해뒀던 선수들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구상에 없던 선수들 중에 개막 엔트리 후보로 올라온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내야수 류지혁(22)의 이름을 가장 먼저 꺼냈다. “류지혁, 서예일, 투수 중에는 강동연 정도가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류지혁은 시범경기에 9차례 출장했다. 주로 교체 출전하며 타율은 2할2푼7리(22타수 5안타)로 높지 않지만, 유격수와 2루수 자리에서 깔끔한 수비를 보여주며 유틸리티 요원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주루 능력도 있어 도루도 하나 챙겼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잠시 아쉬움도 있었다. 호주 전지훈련 명단에는 포함됐지만, 일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퓨처스 팀 캠프지인 대만으로 가게 된 것. 하지만 대만에서 포기하지 않은 결과 미야자키에 합류할 수 있었고, 시범경기에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류지혁은 “생각보다 실력이 되지 않아 1군에서 못 뛴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해서 대만에 간 것 같아 더 간절해졌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자 “마인드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왜 안 될까’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질타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다. 있는 그대로 내 야구를 하려고 한다”고 차분히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특기는 수비다. 류지혁은 “방망이는 운이라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수비에서는 어떤 공이 오든 잡아내야 한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그는 “어디든 놔두면 볼 수 있다. 1루도 가능하고, 외야도 내보내주시면 할 수 있다”는 말로 어디든 괜찮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스스로 본 장점은 “어떻게든 공을 잡아 아웃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진지하게 답했다.
지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잠시 퓨처스 캠프에 다녀온 덕분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변하게 됐는지 다시 묻자 그는 “대만에 갔을 때 공필성 감독님이 ‘좋은 것을 다 가지고 있는데 왜 자꾸 보여주려고 하느냐’며 가진 것으로 하고 싶은 대로만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그 결과 류지혁의 모자에는 새로운 문구가 적히게 됐다. 그는 “‘후회 없이 내키는 대로, 지혁아. 제발’이라고 썼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하고 싶은 플레이는 물론 1군을 향한 간절함까지 동시에 담은 문장이다.
목표 역시 당연히 1군 생존이다. 류지혁은 “1군에 오래 붙어있는 게 목표다. 그 뒤론 감독님이 내보내주시면 있는 그대로 할 것이다”라며 ‘후회 없는 자신만의 야구’를 강조했다. 지금 같은 자세와 수비력이라면 개막 엔트리 한 자리도 불가능은 아니다. /nic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