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경기 후 불펜으로 간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3.25 05: 51

24일 kt전 패배 후 2군 투수 집중 지도 
2군 코치들도 불러 체크 '미래 만들기'
"나이스 볼!"

2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해질녘 외야 불펜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등번호 105번 김찬균의 공이 포수 미트에 힘차게 꽂혔고, 그의 투구를 지켜보던 김성근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손뼉을 마주치며 "나이스 볼!"을 외쳤다. 
이날 김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kt와 시범경기에서 3-5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야수들이 타격 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김 감독이 외야 불펜으로 향했다. 김 감독이 움직이자 불펜이 바쁘게 움직였다. 등번호 100번대와 0번대 낯선 얼굴의 투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완 투수 길태곤과 김병근이 먼저 불펜 투구를 실시했고, 뒤이어 좌완 여승철과 우완 김찬균이 김 감독 보는 앞에서 공을 던졌다. 모두 올 시즌 등록 명단에 없는 육성선수들. 당장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투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시즌 개막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도 김 감독의 시선은 무명 투수들에게 꽂혀 있었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계형철 육성군 총괄코치를 비롯해 박상열·정민태 2군 투수코치들도 김 감독과 불펜에서 투수들의 투구를 함께 보며 의견을 공유했다. 1군 투수를 이끌고 있는 고바야시 세이지·이상군 코치도 합세했다. 김 감독 포함 6명의 1~2군 코칭스태프가 모였다. 
1시간30분 가까이 2군 및 육성군 투수들의 투구를 점검한 김 감독은 "투수를 만들어야 한다. 2군에서 온 투수들인데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캠프 때부터 계속 보고를 받으면서 체크하고 있다"며 "(김찬균의) 마지막 볼은 진짜 좋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2군·육성군 코치들까지 부른 것도 이유가 있었다. "지도 방향을 똑같이 하기 위해서다. 1~2군 지도가 다르면 선수들이 헷갈릴 수 있다. 여기서 이렇게 배워 놓고 2군 가서 다르게 하면 안 된다. 투구폼과 육성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같이 하기 위해 불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이날 김 감독에게 집중 지도를 받은 투수들은 다시 2군이 있는 서산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에 나가서 경험을 쌓아야 할 투수들이다. 팀의 미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시즌을 준비하기에 바쁠 시기이지만 김 감독은 한화의 미래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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