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전. 이날 승부의 포인트 중 하나는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유럽파들이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였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소집 명단을 발표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들에 대한 발탁 배경까지 설명할 정도였다.
뚜껑을 열어봤다. 내용과 결과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와 김진수(호펜하임)가 선발로 투입됐는데, 이들은 최근 소속팀에서 7~8경기에 결장했다. 걱정은 현실이 됐다. 이청용과 김진수는 대표팀의 공격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청용과 김진수가 배치된 왼쪽 측면은 경기 내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감각의 저하 때문이다. 이청용과 김진수는 1달 이상 실전과 거리가 멀었다. 레바논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임에도 흔들지 못했다. 무엇보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그리고 많이 투입되는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경기 템포도 따라가지 못했다. 구자철과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상승세의 주역인 이들이 대표팀에서 만큼은 잘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을 잠시 접을 때가 됐다. 대표팀은 선수 개인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선수 개인이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오는 곳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청용과 김진수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과 김진수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이청용은 나쁘지 않았다. 이청용과 김진수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소속팀의 출전 선수 명단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김진수와 달리 이청용은 벤치 명단에라도 올라 경기에 나설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고, 실제로도 조금은 나은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청용이나 김진수 모두 마찬가지다. 이청용과 김진수 다시 대표팀에서 부름을 받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어내야 한다. 그들의 부활은 슈틸리케 감독이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 노력을 더 해 소속팀에서 입지를 넓혀 경기에 나서는 것밖에 없다. 결국 자신의 몫이다. /sportsher@osen.co.kr